"수백년동안 금은 인류에게
안정적인 통화와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안겨줬다.
이것이 금본위제로 되돌아가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골드:과거 그리고 미래의 화폐》
- 네이선 루이스 지음
- 이은주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펴냄
- 2만8000원

비버 가죽, 물고기, 옥수수, 구슬.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과거 한때 인류가 화폐로 사용했던 물건이라는 점이다. 미국 식민지 시절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쌀, 버지니아주는 담배를 화폐로 사용했다.

그러나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화폐 수단으로 사용됐던 것은 바로 ‘금(Gold)’이다.

《골드:과거 그리고 미래의 화폐》는 기원전 7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류의 화폐 역사를 금본위제 중심으로 두루 개관하고 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변동환율제 통화 그리고 이것들이 가격과 임금 세금, 채무에 미치는 영향도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미국의 화폐 역사를 통해 식민지 시절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변화를 두루 살펴보고 연방준비은행과 IMF 같은 금융위기를 양식으로 삼고 있는 기관의 탄생 비화까지도 흥미진진하게 파헤친다.

이 책의 저자 네이선 루이스는 금본위제로의 회귀를 주장하고 있다. 인류가 금을 화폐로 사용하는 동안 안정적인 통화와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누렸기 때문이다.

1971년 8월 리처드 닉슨 미국 전 대통령이 달러의 금태환을 포기하기로 선언하면서 미국 정부는 마음대로 돈을 찍어낼 수 있게 됐지만 이 때문에 달러의 위기가 바로 전 세계의 금용위기로 이어지는 지금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금은 사실상 달러의 가장 큰 적수다. 금본위제는 통화의 가치가 정량의 금 가치에 고정된 지폐를 사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때 지폐는 법적으로 소지자의 요구가 있을 시에 언제든 금과 맞바꿀 수 있다.

금은 전 세계에서 고루 발견되고 있고 선사 시대부터 금을 화폐 혹은 준 화폐로 사용해 왔다. 역사라는 미래의 거울에 비춰볼 때 지금이라도 불완전한 통화를 버리고 금본위제하의 안정 통화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인지도 모른다.

안승현 기자 ziroko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