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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혁 MECA] 자동차를 '소유' 대신 '구독' …모빌리티 혁명자동차 사업 근본적 변화
국내 모빌리티 직접운영 vs 가맹
▲ 출처=셔터스톡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요즘 ‘모빌리티’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직역하면 ‘이동성’이지만, 전문가들은 사람과 상품이 움직이는 수단·방식·서비스를 통칭하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모빌리티 시대의 화두는 MECA로 각각 모빌리티(Mobility), 전기차(Electric), 커넥티드(Connected), 자율주행(Autonomous)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모빌리티: 이동의 경제학' 보고서를 통해 "모빌리티 혁명으로 자동차 사업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을 것"이라며 "관련 사업의 판매 고객과 방식, 품목뿐 아니라 벨류 체인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어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관련 사업자들은 사업 영역을 제조와 유지·보수에 국한하지 않고, 데이터·대여·중개 등의 사업영역을 다양한 형태로 결합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빌리티가 가져오는 변화

요즘 20대들에겐 운전면허는 필수가 아니다. 특히 19세에서 22세의 운전면허 소지자수는 지난 2014년 137만명이었으나, 2019년에는124만명으로 9.9% 감소해 전체 소지자수 대비 비중이 4.7%에서 4%로 줄었다. 반면 60대 이상은 같은 기간 전체의 12.6%에서 18.7%로 급증하고 있다.

20·30대의 자동차 취득은 과거와 비교해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20·30대들의 자동차 구매는 데이트, 여행, 육아 등 특정 시점 사용을 위해 이루어져 왔다, 현재는 대체재가 늘었다. 위와 같은 순간적 필요를 대중교통의 확대와 쏘카 등 차량 공유서비스를 통해 충족할 수 있게 되자 더 이상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이에 자동차 시장은 탈 소유화, 고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동차 시장 주요 고객은 개인에게서 모빌리티 사업자(MSP, Mobility Solution Providers)가 될 것이다. 현재의 차들보다 사양은 고도화된 자율주행·커넥티드·전기차 등 표준화되어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순수 판매를 통한 수익은 낮아질 것이다.

판매 방식도 변화될 것이다. 현재까지는 딜러가 직접 고객과 대면을 통해 자동차를 판매했다면, 앞으로는 온라인상에서 ‘이용권’을 판매하게 될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차량 구독 서비스가 있다. 이미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단기 구독 서비스’를 실험 중이다. 현대차는 셀렉션, 기아차 플렉스, 제네시스 스펙트럼이라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회사에 따라 월 72만원~159만원 내면 원하는 차량을 이용할 수 있고, 차종도 교환할 수 있다. 현재는 기아의 플렉스만 이용할 수 있지만, 셀렉션은 올 4월 중 서비스가 재개되고, 스펙트럼은 하반기에 정식 서비스 개시할 방침이다.

글로벌 자동차기업들도 미국을 중심으로 구독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포르쉐 Passport, BMW Access 등이 대표적이며, 일반차 보다는 고급승용차를 주로 서비스한다.

▲ 국내 주요 차량 구독서비스 현대차 셀렉션, 기아차 플랙스, 제네시스 스펙트럼 제공=현대차, 기아차

자동차 업체가 아닌 기업이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예도 늘고 있다. 특히 미국 Fair는 현재 미국 내 3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한 브랜드가 아닌 포드, 지프, 폭스바겐 등 22개 브랜드의 다양한 차종을 이용 가능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진우 연구원은 "이런 구독 서비스는 기존의 리스(Lease)와 비슷하지만, 온라인 중심, 단기 구독가능, 차량 교체 가능까지 추가되어 일종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한 판매 증가도 중요한 변화이다. 고객들은 기존과는 달리 딜러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 가격을 비교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전 세계에 확산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런 변화 속도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자동차 관련 업체들의 판매 품목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는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하드웨어 측면에서 모빌리티 관련 교통수단은 자동차 하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최근 공유경제를 통해 인기를 끌고 있는 자전거, 전동 키보드뿐만 아니라 개발 중인 에어택시 등도 있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에 사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버전 업그레이드를 별도로 판매하는 형태이다. 요즘 스마트폰의 OS(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하듯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고, OTA(Over-the-air) 즉 무선통신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 테슬라에서 제공하는 자율주행(Autopilot) 구매 화면 제공=테슬라

현재 테슬라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차량 구매와 별로도 구매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OTA를 통해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되고, 개선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는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도 차량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 하나의 차량 전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판매해 이익을 얻는 구조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아직 소프트웨어만을 별도로 파는 사업은 걸음마 단계다. 통신 서비스에 기반을 둔 커넥티드카 기능이 주를 이룬다. 미래에 차량에 고속 통신망 탑재와 가입이 일상적으로 정착한다면 그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GM은 이미 일부 신형 모델만 GM Marketplace App를 통해 특정 브랜드 제품에 대한 예약주문, 호텔 예약 등을 실험 중이다.

자동차 산업의 벨류체인도 모빌리티에 영향을 받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업들의 하드웨어 내재화 경향이 강화될 것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GM은 지난 3월 4일 개최한 ‘EV Day’에서 배터리 셀을 제외한 모듈·팩·BMS·구동모터 등 차량 핵심부품에 대해 자체적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반해 소프트웨어는 기업 간의 연결이 더 강화될 것이다. 하나의 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가지고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분야별 주요 회사 간에 연대를 이어나가면서 자체적인 사업모델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모빌리티 시장 분석

최근 개정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플랫폼 운송사업’과 ‘플랫폼 가맹사업’ 두 가지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운송사업은 모빌리티 사업자가 직접 차량을 확보, 기사까지 고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전체 차량 대수는 택시 면허 총량제에 영향을 받아 조절될 예정이다,

이에 플랫폼 운송사업의 규모는 택시 시장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 2016년 기준 택시 이용객은 36.2억명, 여객운송수는 136.8억명-km이다. 1인킬로는 한 사람의 승객을 1km 운송하였음을 의미한다. 이에 평균 택시 주행거리는 3.8km(요금 기준 8951원), 택시 이용 평균 이용 인원을 2~3명으로 계산한다면 연간 국내 택시들의 매출 규모는 약11조~16원 규모이다,

올해 1월 31일 기준 국내 택시 면허 대수는 25만1796대로 서울과 지방간 편차가 있지만, 전체 국내 택시요금 추정치의 중간인 13조원을 전체 택시 대수로 나누면 약 5100만원 수준(월 427만원)의 수익을 택시 1대가 창출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모빌리티 사업자들의 운행 효율이 택시업계와 비슷하다고 가정한다면, 플랫폼 운송사업은 면허 1만대 기준 연 51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다만 타다의 경우 택시 요금과 비교해 20% 정도 가격이 비쌌고, 실시간 수요-공급 상황에 따라 요금이 탄력적으로 적용되는 시스템을 적용했지만, 성공을 거두었다.

한국투자증권 정호윤 연구원은 "모빌리티 사업자들이 서비스에 차별성을 부여하고, 이용객들이 이를 수긍한다면 시장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택시의 실차율은 28%로, 전체 운행 시간 중 28%만 손님을 태우고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차율이 가장 높은 서울과 광역시도 평균 40% 수준을 기록했다"라며 "낮은 실차율을 빅데이터에 기반해 배차 효율성을 높인다면, 택시 한 대당 매출액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가맹사업은 법인 택시들을 모빌리티 브랜드에 가맹 형태로 가입시켜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는 형태이다. 플랫폼 운송사업은 정부에 기여금을 내야 하고, 면허 총량제의 제한을 받아 사업확장에 에로가 많지만, 플랫폼 가맹사업은 가맹을 통해 비교적 쉽게 차량을 확보할 수 있다.

플랫폼 가맹사업은 법인 택시를 대상으로 하므로, 현재 집계된 법인 택시 8만7000여대의 차량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위에서처럼 단순계산하면 약 4.4조원의 시장규모를 가질 것으로 추정된다.

정 연구원은 "다만 모빌리티 사업자들 관점에서 예상 수익은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며 "플랫폼 가맹사업의 경우 택시에서 발생하는 모든 매출을 계산하지 않고, 탑승객이 이용한 부가서비스에서 발생한 수익만을 매출로 집계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택시에서 제공하는 ‘카카오T 블루’의 경우, 3000원을 추가 요금을 내면 무조건 배차를 잡아주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택시법인과 카카오가 절반씩 수익을 분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카카오T의 카카오블루 서비스를 이용하면 3000원이 추가된다 제공=카카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연간 평균 택시 이용자를 36억2000만명, 평균 탑승 인원을 2명으로 생각하면, 1년 택시 이용 횟수는 18억1000만회로 추산된다. 더불어 국내 택시 25만1000여대 중 8만7000여대, 약 35%가 법인 택시가 전부 특정 플랫폼에 속하게 된다면 연간 약 5억 회의 운행이 이루어질 것을 나온다.

이 중에서 20% 정도가 부가서비스를 이용하고, 서비스 비용은 3000원이라고 계산한다면 연간 3000억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우 연구원은 “모빌리티는 자동차를 넘어 여러 분야에 변화를 가져오며 경계를 허물게 될 것이다”라며 “운송, 물류, 인터넷, 건설, 부동산, 금융, 그리고 통신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모빌리티 혁명은 국가 간 도시 간 편차가 클 것”이라며 “사회적 인프라와 IT와 통신 네트워크가 잘 갖춰진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잠재력은 크다고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노성인 기자  |  nosi3230@econovill.com  |  승인 2020.04.25  13: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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