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최근 3개월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팔았던 종목들을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모두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한 대부분의 종목이 우량주로,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면 지수편입비율에 맞춰 그동안 팔았던 종목들을 다시 사들일 것으로 보여 동학개미들의 승리 여부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전환 시점에 관심이 모여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유럽 등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확연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거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지는 등 투자심리 전환 모멘텀이 발생할 경우 단기적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지난 석달동안 팔아치웠던 업종 대표주들의 재편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중장기 관점에서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1월23일~4월23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약 22조원(21조8776억원) 규모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약 21조원(21조809억원) 규모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약 3조원(3조231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약 1억원(1조4402억원) 규모를 순매도 했다.

▲ 1월23일~4월23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상위 20종목(위)과 개인 순매수 상위 20종목(아래) 자료=한국거래소
▲ 1월23일~4월23일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상위 20종목(위)과 개인 순매수 상위 20종목(아래) 자료=한국거래소

지난 3개월간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들 대부분이 같은 기간 외국인이 순매도한 상위 20개 종목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의 경우 코스닥에 비해 외국인과 개인의 손바뀜 정도가 높은 모습이다. 순매수·매도 거래대금 규모도 거의 일치했다.

예탁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장내 주식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18조3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64.1%, 지난해 동기보다 68.5% 늘었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3개월간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 다섯 개는 삼성전자(7조2826억원), SK하이닉스(1조6275억원), 삼성전자우(1조1976억원), 현대차(1조1286억원), SK이노베이션(7368억원)이었다. 반대로 개인이 동기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다섯 개는 삼성전자(8조583억원), 삼성전자우(1조5416억원), SK하이닉스(1조3011억원), 현대차(1조454억원), 삼성SDI(7175억원)이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삼성전자의 경우 개인 매수세와 1분기 실적 선방에 힘입어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주가 4만985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7.29%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최저가가 4만2300원(3월19일)인 점을 감안할 때 폭락장에서 삼성전자를 매수한 상당수의 동학개미들이 평가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 복귀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편입차원에서 현재 개인들이 순매수한 종목들을 높은 매입단가로 다시금 매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는 인덱스를 기반으로 투자하다 보니 시가총액 비중대로 매도·매수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거나 경기가 풀리는 상황이 온다면, 개인투자자들이 웃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대규모 개인투자자 자금 유입이 코로나19로 무너진 주식시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앞으로 발표될 기업 실적, 실물 지표 충격에 따라 주가 및 수급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으나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은 개인 자금 유입이 증시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