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화웨이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세를 나타내면서 성장세가 둔화한 것과 관련해 앞으로도 스마트폰 판매 실적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 

▲ 그래프=유진투자증권

지난 21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과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나 1822억위안(약 31조5000억원), 순이익률은 0.7%p 떨어진 7.3%를 기록했다. 순이익과 스마트폰 출하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화웨이의 다소 주춤한 실적을 두고 유진투자증권은 "스마트폰 판매를 담당하는 컨슈머 사업부의 성장률이 둔화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의 경우,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인해 스마트폰 사업의 내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국 내 스마트폰 수요 변화에 민감도가 커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화웨이의 1분기 중국 내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6% 급감했다.

이와 관련해 화웨이 영국법인 대표인 빅터 장 부사장은 "미국의 조치와 코로나19 사태 등 현재 사업환경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동사 측은 전반적 1분기 실적이 기대치와 부합한다는 입장이나,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불식되지 않았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의 스마트폰 부문은 2분기 이후에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제재가 계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해 미국산 소프트웨어 수입이 막히면서 구글 모바일 서비스 사용이 불허된 점 역시 해외 판매에 있어 큰 제약이라는 설명이다.

구글 모바일 서비스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못하면 스마트폰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지메일 등 핵심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할 수 없다. 중국의 경우 대부분의 구글 앱이 금지돼 큰 문제는 없으나, 중국 외 시장에서는 매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의 아이폰 SE 출시도 부정적 요소로 지적됐다. 노경탁 연구원은 "애플의 '매스 프리미엄' 전략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면서 "온라인 판매에 주력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샤오미 등도 상당히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2억4000만대를 기록했으나 올해 1억8000만~2억대 수준에 그쳐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 그래프=유진투자증권

반면,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캐리어 사업부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 및 플랫폼을 구축 중인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간 것으로 판단됐다. 

앞서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5G 망 구축을 필두로 한 '신(新)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건설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또, 중국은 올해 5G의 대규모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노경탁 연구원은 "(이런 상황인 만큼) 화웨이의 실적 동향을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