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기타영업손실 증가

은행 원화대출금 4.2%↑, 계절비용↓

KB증권, 214억원 순손실…“ELS·TRS 탓”

▲ 출처=KB금융그룹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KB금융그룹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7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000억원 안팎일 것이라는 업계 예상에 못 미치는 수치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타영업손실이 큰 상황에서 은행 희망퇴직비용 등 계절적 비용이 큰 폭으로 줄고 그룹 핵심이익인 이자·수수료이익이 늘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KB금융그룹 실적 발표에 따르면 1분기 당기순이익은 7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1162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5347억원 대비 36.4%(1948억원) 증가했다.

유가증권과 파생상품·외환 관련 손실 확대로 다소 부진한 실적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영향으로 기타영업손실이 2773억원 발생했다.

그나마 은행 원화대출금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전년말 대비 4.2%(11조4000억원) 증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부진을 메웠다. 또 일반관리비가 1조4592억원으로 디지털 전환에 따른 비용이 증가했지만, 지난해 1분기 인식됐던 희망퇴직비용이 소멸돼 전년 동기 대비 3.6%(547억원) 줄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전계열사가 영업력을 최대한 발휘해 순수수료이익을 꾸준히 확대하는 동시에 자산건전성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그룹의 경상적인 이익체력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이자이익은 2조34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971억원) 증가했다. 은행 원화대출금이 전분기 대비 견조한 성장세였지만 시장금리 하락과 안심전환대출 관련 이연대출부대비용 상각 영향 등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순이자마진(NIM)은 1.84%를 기록했다.

순수수료이익도 6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1195억원) 늘었다. 증권수탁수수료 증가와 투자은행(IB) 실적 개선으로 증권업수입수수료가 확대된 영향이다. 카드 부문의 비용효율성 강화 노력으로 신용카드수수료손익도 증가했다.

그룹 총자산은 544조9000억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4.02%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50%로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사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은 당기순이익 586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2.4%(135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자이익, 수수료이익이 나란히 성장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소폭 늘었다. 이자이익은 견조한 여신성장 덕분이다. NIM은 지난 분기보다 5bp 하락한 1.56%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이었다. NPL비율은 0.36%로 사상 최저수준이었다. 3월말 기준 연체율도 0.24%에 불과했다. KB손해보험은 전반적으로 손해율을 개선해 7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비용 효율성 강화에 노력한 결과 82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은 21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중 글로벌 연계 주가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해 주가연계증권(ELS) 자체헷지 운용손실이 일시적으로 반복한 탓이다. 라임자산운용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관련 평가손실 400억원과 일회성 충당금 190억원이 발생한 영향도 있다.

앞으로 KB증권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운용손실을 최소화하고 탄력적인 상품 발행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ELS를 비롯한 파생상품 운용 헷지전략을 재수립하고 파생상품 발행과 운용 절차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룹차원에서는 저성장, 저금리 등 금융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핵심 성장동력인 IB와 자산관리(WM)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비지니스를 강화해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 등 그룹의 수익기반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유가증권, 파생상품·외환 관련 손실 확대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은행 원화대출금이 지난해 말보다 4.2% 증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자산건전성도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등 이익체력을 견고하게 유지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금융업 경영환경이 어느때보다 어렵지만 내실을 다져 진정한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그룹은 저성장, 저금리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IB부문과 WM(자산관리)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글로벌 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