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고학력 여성일수록 결혼하기 어렵다고 한다. 한 설문에 따르면 석사학위 소지자 중 48%가 ‘셩뉘’로 분류되고 있다.[사진:연합]


결혼적령기가 지나도록 결혼하지 않고 있는 미혼여성을 한국에서는 ‘골드미스’라고 부르는 반면, 중국에서는 ‘(팔고) 남은 여성’이라는 뜻으로 ‘셩뉘’(剩女)라고 부른다. 셩뉘라는 명칭 자체는 골드미스와 다소 의미에서 차이가 있는데 한국의 골드미스가 고학력, 고소득으로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30대 이상의 미혼 여성을 일컫는 반면 중국의 셩뉘는 대체로 30살을 넘기지는 않았으나 중국의 통념상으로는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긴 20대 후반의 미혼여성을 주로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남성의 경우 30대에 결혼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여성들도 30대에 결혼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국에서는 아직도 20대 결혼이 일반적이라서 과거 한국에서 부르던 ‘올드미스’ 혹은 ‘노처녀’와 셩뉘가 좀 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셩뉘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한국의 골드미스와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여성은 학력이 높고 소득이 높을수록 결혼하기 어렵고, 남성은 학력이 낮고 소득이 낮을수록 결혼하기 어렵다는 소위 ‘ABCD’이론도 중국의 셩뉘에 적용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들은 자신보다 조건이 좋은 사람을 배우자로 택하고 남성들은 자신보다 조금 부족한 듯한 여성을 배우자로 택하는 패턴에서 나온 ABCD 이론은 조건이 가장 좋은 남성 A그룹이 여성 B그룹과 결혼을 하기 때문에, 여성 A그룹은 짝을 찾지 못하게 되고 남성 D그룹은 여성 D그룹이 남성 C그룹과 결혼하기 때문에 짝이 없다는 이론이다.

한국의 골드미스들이 A그룹이라면 중국의 셩뉘들도 A그룹에 속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중국의 결혼 중개 웹사이트가 상하이의 싱글 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셩뉘’로 분류된 사람들 중에서 고학력일수록 셩뉘가 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석사학위 소지자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셩뉘로 스스로를 지칭했고, 학사학위 소지자 중에서는 36%가 자신이 셩뉘에 포함된다고 봤다. 반면 전문대학 졸업자 중에서는 30% 만이 본인이 셩뉘라고 답했으며, 고등학교 졸업자 이하에서는 23%만이 스스로를 셩뉘로 분류했다. 학력이 높을수록 싱글이 되는 비율도 높아지는 셈이다.

소득 부문에서도 높은 소득을 가진 경우, 셩뉘가 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 소득이 2000위안(한화 35만4800원) 이하인 그룹에서는 26%만이 셩뉘에 해당된다고 답했으나 월 소득 2000~5000위안(한화 88만7000원)에서는 33%가 본인이 셩뉘라고 답했으며 월 소득 5000~8000위안(한화 141만9000원)에서는 41%가 자신이 셩뉘라고 답했다. 월 소득이 8000위안~1만5000위안(한화 266만원)인 고소득층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8%가 셩뉘라고 답한 반면 초고소득층인 월 1만5000위안 이상에서는 그 비율이 줄어들어서 36%가 셩뉘라고 답하는 흥미로운 결과도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2000명의 싱글 여성 중 35%가 자신이 셩뉘라고 느낀다고 답했으며 셩뉘로 분류되는 나이는 29세인 것으로 답했다. 결혼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나이는 26세부터이고 29세가 되면 셩뉘로 불리게 되고 미혼인 상태에서 30대가 되는 것에 심각한 압박감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반면 아예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겨버려 40대가 되면 오히려 결혼에 대한 압박감도 적고 본인을 셩뉘로 분류하지도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친지와 가족의 압박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한국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많은 한국의 미혼 남녀들이 명절에 고향에 가기 싫은 이유로 취업이나 결혼 여부를 묻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과 유사하게 60%의 중국 미혼 여성들도 가족, 친지들이 명절마다 결혼에 대해서 묻는게 단골 질문이라고 답변했다. 80%의 싱글 여성들은 부모로부터 결혼에 대한 압박을 받으며 60%는 친구들과 직장 동료로부터 그리고 71%는 스스로 스트레스를 준다고 답했다.

8만8000여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푸지안(복건성)에 거주하는 싱글 여성 중 38%가 자신을 셩뉘로 분류해 가장 셩뉘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고, 베이징의 싱글 여성들은 37.3%가 셩뉘로 분류해 이들 두 지역의 셩뉘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가장 외로움을 많이 타는 셩뉘는 상하이에 거주하는 싱글 여성들로 ‘외로움’지수가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쓰촨 지역, 베이징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앞으로 10년 후에는 셩뉘가 아닌 ‘남겨진 남자’들이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1자녀 정책으로 인해서 여자아기보다 월등히 남자아기들의 출생비율이 높아서 이로 인한 성불균형이 결혼시장에서 짝을 찾지 못하는 남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토종 생수 ‘농푸산취엔’ 싼맛에 불티

중국의 수질은 그다지 좋은 편이 못된다. 중국 생활 몇 달 만에 머릿결이 나빠졌다든가 빨래를 해도 옷이 말끔하질 않다는 등의 불평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때문에 수돗물을 그냥 식수로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생수를 사서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인데 가장 인기가 높은 브랜드는 중국내 최대 생수업체인 농푸산취엔이다. 농푸산취엔(農夫山泉)의 물은 편의점 등에서 파는 약 1.5위안(한화 약 270원)의 500ml사이즈부터 집이나 회사에서 배달해먹는 대형 생수통까지 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 농푸산취엔은 생수 이외에도 과일주스, 비타민 음료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음식과 관련해서 유난히 탈이 많은 중국인지라 농푸산취엔도 자사 주스음료에 비소가 들어갔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생수를 공급하는 수원 주변이 오염됐는데 묵인한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카콜라가 자사의 글라소 비타민 워터와 농푸산취엔의 빅토리 비타민 워터가 포장 등이 지나치게 비슷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빅토리 비타민 워터는 포장과 이름, 맛 등이 코라콜라의 것과 비슷하면서도 가격의 3분의 1에 불과해 소비자들이 농푸산취엔 제품을 찾는다는 것이다. 농부산취엔 측은 코카콜라의 비타민 음료가 먼저 시장에 출시됐지만 농푸산취엔이 중국 내에서 상표 등록을 먼저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양측 회사는 이를 놓고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chan@naver.com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래플즈 칼리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 기업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