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이 하반기 '폴더블폰'의 급성장에 따라 반전되리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관련 부품 업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하나금융투자는 주로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하는 금형 제조업체 KH바텍을 올해 실적이 기대되는 기업으로 꼽으면서 "코로나19 사태로 헤드셋 판매량이 저조한 가운데 폼 팩터 변화의 핵심 업체로서 올해 하반기 가파른 성장세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폴더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힌지. 출처=하나금융투자

KH바텍은 삼성이 2019년 출시한 갤럭시 폴드1부터 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힌지(경칩)'를 독점 납품하고 있다. 힌지는 폴더블폰의 화면을 접고 피는 데 역할하는 요소다.

단순한 기계적 작용만 놓고 볼 때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고 생각하기 어렵지만, KH바텍의 경우 국내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힌지 관련 산업에서 수준 높은 기술을 갖췄다. 미국 IT매체 씨넷이 진행한 접었다 피는 테스트에서 중화권 업체의 힌지를 채택한 모토롤라의 폴더블폰 레이저는 2.7회 만에 힌지에 결함이 생겼으나, KH바텍의 힌지를 적용한 갤럭시 폴드1은 12만회 이상을 견뎠다.

▲ 그래프=하나금융투자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하반기 출시 폴더블 스마트폰의 판매량을 450만대 수준으로 가정할 때, KH바텍의 폴더블폰 힌지 매출은 지난해 약 130억원에서 올해 930억원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대비 7배 넘게 불어난 규모다.

김두현 연구원은 "KH바텍은 올해 상반기 출시된 폴더블폰 모델에도 이미 힌지를 독점 납품하고 있는 데다, 한 달 캐파(생산 능력)도 최대 150만대에 달해 고객사의 물량 증가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또 폴더블폰 힌지는 다른 부품들에 비해 고마진으로, 올해 하반기 폴더블폰 시장의 성장 여부가 KH바텍의 2020년 실적을 좌우하리라는 분석이다.

기존의 힌지 독점 납품 체제에서 경쟁사의 진입 가능성이 여전한 부담으로 지적됐으나, 물량 배분에 대한 우려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전언이다.

5G 스마트폰 메탈케이스 납품 역시 KH바텍의 외형 성장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5G 스마트폰의 특성상 발열 및 주파수 간섭 문제로 외장케이스가 메탈 소재로 제작되는데, KH바텍의 메탈케이스가 국내 고객사의 상반기 출시 중저가 5G 스마트폰 모델에 도입됐다.

KH바텍만의 금속 가공 기술인 IDC(Insert Die Casting)를 이용한 메탈케이스 제작은 기존 CNC 장비보다 최대 50%나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김두현 연구원은 "국내 고객사의 경우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을 통한 수익성 향상 니즈가 매우 큰 상황"이라면서 "KH바텍의 IDC에 대해 긍정적 피드백이 지속된다면 다른 5G 스마트폰 모델로는 물론 여러 디바이스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5G 스마트폰 생산 물량에 따른 실적 변동성은 크나, 꾸준히 성장하는 중인 (5G 스마트폰) 시장의 모델 1개에 이미 납품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향후 가파른 성장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 표=하나금융투자

KH바텍의 경우, 폴더블폰 및 5G 관련 부품 매출액이 하반기에 본격 증가함에 따라 올해 실적은 뚜렷한 '상저하고'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KH바텍의 2020년 연간 실적에 대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2.4% 늘어난 2492억원, 영업익은 243.9% 증가해 24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KH바텍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하량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하반기 수요가 더욱 증가하면서 KH바텍의 실적 증가세 역시 가시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두현 연구원은 "KH바텍은 힌지를 독점 납품하는 고정 고객사가 있을 뿐만 아니라 힌지와 관련해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향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폴더블폰 수요로 계속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KH바텍은) 폴더블폰용 힌지와 IDC 공법으로 만드는 메탈케이스 외에도 갤럭시 A80에 쓰이는 힌지 등 다양한 고객사 맞춤 힌지를 공급하고 있어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