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HMM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HMM이 ‘HMM 제1호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을 23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옥포(거제) 조선소에서 개최된 이날 명명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배재훈 HMM 대표이사 등 관계자 16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해 대모(밧줄을 끊어 배를 바다로 내보배는 행사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오늘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게 되었다”며 “열두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에이치엠엠 알헤시라스(HMM Algeciras)’호로 명명된 이번 선박은 2018년 9월 계약한 12척의 2만4000TEU급 선박 중 첫 번째 인도된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다.

HMM은 지난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와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선박 20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선박을 시작으로 향후 1~2주 간격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올해 9월까지 2만4000TEU급 12척과 내년에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6000TEU급 8척을 인도 받을 계획이다.

이 중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은 세계 해운 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서 운영하는 아시아~유럽노선에 투입돼 회원사들과 함께 선복을 채워 나간다. 

이번 초대형선 확보로 HMM의 경쟁력은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해당 선박들은 HMM의 운송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경쟁력과 최고의 연비 효율성을 갖춰 원가경쟁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HMM은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초대형선 20척(약 42만TEU)의 인도가 완료되면 선복량이 현재 45만TEU에서 약 90만TEU로 기존보다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된다. HMM은 추가 발주 및 용선을 통해 2022년까지 약 110만TEU 수준으로 선복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선박의 길이는 399.9M로 여의도 63빌딩(264M), 파리의 에펠탑(320M) 보다 길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롯데타워(555M, 세계 6위)보다는 작다.
 
에이치엠엠 알헤시라스호에는 1TEU(가로 6M 길이의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 박스 약 2만4000개를 실을 수 있다. 이 컨테이너 박스들을 한 줄로 나열하면 서울에서 대전까지(144Km)의 직선거리다. 

이 선박에 초코파이를 싣는다면, 1TEU에 약 29만개(낱개 기준), 총 70억개를 실을 수 있다. 이는 전세계 인구가 한 개씩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라면으로 환산하면 총 5억5000만개까지 적재가능하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4일동안(11끼)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화물 적재량은 세계 최대 규모이지만 선박 승무원은 23명으로 기존에 운영되던 3000~4000TEU급 선박 승무원 수와 동일해 비용 원가 경쟁력이 최적화 됐다. 

또한, 황산화물 배출가스 저감 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해 올해부터 강화된 국제환경규제에 대비하면서 상대적인 연료비 절감이 기대된다. 특히, 개방형·폐쇄형이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스크러버를 설치해 항만별 스크러버 규제에도 대비했다.

배재훈 사장은 “지금까지 HMM의 재건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신 여러 기관들과 이해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초대형선 확보와 디 얼라이언스 협력 개시를 통해 글로벌 선사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재건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편, HMM은 4월부터 세계 3대 해운 동맹의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와의 협력도 본격화한다. 회사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비용구조 개선, 서비스 항로 다변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