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KB증권은 올해 1분기 1조7000억원의 단기채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에도 작년 1분기 1조3000억원 대비 약 30% 증가한 수치다.

강남권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판매량이 늘었는데, 금융시장 불안으로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았던 자산가들이 기초자산이 우량하면서도 만기가 짧은 단기채 투자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단기채인 전자 단기 사채는 금융기관이나 건설사의 신용 보강을 통해 높은 신용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3개월 정도의 짧은 만기로 유동성도 양호해 법인이나 자산가 사이에서 자금 운용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KB증권은 2월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의 위험과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판매 중인 단기채권의 기초자산, 신용등급 등을 기존 위험 가이던스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분석·점검하고 있다. 만기 도래하는 단기채권 중 기준 미달로 신용경색 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상품은 상환해 위험 관리에 나섰다.

분석 결과 기초자산 등이 우량해 리스크가 적은데도 자금시장 경색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가격이 급락(금리 급등)한 단기채권을 전략적으로 확보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고민하는 자산가 고객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판매에 나섰다. 이후 정부 시책 등으로 시장이 안정을 찾으며 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달러를 보유한 법인이나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달러로 투자하는 단기 상품도 관심이 크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로 환 헤지 프리미엄 수익이 발생하는 것을 활용해 헤지 거래를 통해 환 변동 위험을 없애면서 단기채 이자수익에 추가 헤지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홍구 KB증권 WM총괄본부장은 “전단채를 비롯한 원화 단기채권 뿐만 아니라 신종자본증권, 여러 통화의 외화채권 등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중장기 투자를 원하는 법인이나 개인고객의 금리상품 수요에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크고 불안요소가 상존하는 만큼 고객들께서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