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당초 이달 28일까지였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연기 기간이 오는 7월 28일까지 연장됐다. 하지만 다음달 18일까지 조합의 총회 금지 등 강경한 조건이 걸려있는 만큼 갈등 요소는 여전히 봉합되지 못한 채 남아있다. 최근 총회 인원이 적을 것으로 보이는 일부 사업장의 총회와 합동 설명회 등이 허용되면서 재건축 사업장 사이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갈 길이 급한 일부 정비사업장은 초유의 드라이브 쓰루 총회 등을 추진하면서까지 총회 강행에 나섰다.

조합원 적은 ‘신반포 15차’ 예외?

▲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15차 공사현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20일 엘루체컨벤션에서 시공사 선정 합동 설명회를 개최했다. 현재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의 입찰에는 삼성물산, 대림산업, 호반건설이 참여를 적극 천명한 상태다. 당초 노천 옥상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우천으로 인해 건물 내부에서 합동 설명회가 열렸다. 이번 합동 설명회는 지난달 31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서초구청의 권고 등으로 이달 12일로 연기됐다가, 다시 한 번 연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20일 개최됐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은 오는 23일 2차 합동 설명회를 갖고 이어 같은 날 시공사 선정 총회 역시 개최한다는 입장이다.

김구철 미래도시시민연대 재건축지원조합단장은 신반포15차의 경우 예외적으로 총회 등이 허용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단장은 “총회를 금지한 서울시의 행정지도 등이 완화된 것은 아니다. 신반포 15차의 경우 총회 인원이 적고 방역 조치 등을 강력하게 주장해 예외적인 합동 설명회 개최가 가능했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 추가 연장을 발표한 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월 18일까지 서울 내 정비사업의 각종 총회 개최를 금지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등의 우선 검토를 거쳐 각 자치구가 실무에서 조합의 총회 승인 여부 등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급한 재건축. ‘드라이브 쓰루’ 총회도

합동 설명회와 총회의 예외적 허용으로 인해 일부 정비사업장의 총회 개최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 정비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오는 28일 관리처분계획변경 총회를 앞두고 있는 개포주공 1단지 역시 정비 사업 추진을 위한 총회 개회 요구를 구청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김구철 단장에 의하면 해당 조합은 ‘드라이브 쓰루’ 방식을 도입한 총회 역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회 개회에 대해 구청 측의 확답 등이 없는 상황에서 총회 강행에 따른 비판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김구철 단장은 “드라이브 쓰루 방식 등으로 방역에 충실하거나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식으로 진행한다면 서울시 등에서도 강력하게 억제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개포주공 1단지가 개회할 관리처분 변경 총회의 경우 조합원의 20%만 참여하면 되므로 ‘드라이브 쓰루’로도 충분히 총회 진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포주공 1단지 관계자는 “이달 28일에 관리처분 변경을 위한 총회를 우선 개최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점까지 구청에서 해당 총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힌 바는 없다”고 말했다.

▲ 서초구 반포동 반포3주구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신반포15차 아파트가 위치한 서초구 반포동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반포주공1단지 반포3주구 역시 6월에 잡힌 총회 일정을 5월 안으로 앞당기기 위해 구청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은 신반포15차와의 형평성 여부를 들어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합의 한 조합원은 “일단 조합원들에게는 6월 초로 잠정적인 일정만 고지한 것으로 안다. 일부에서는 형평 문제를 들어 일정을 더욱 앞당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반포3주구는 이달 10일 최종 입찰을 마감하고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이 ‘구반포 프레스티지 by 래미안’을, 대우건설은 ‘트릴리언트 반포’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수주전에 참가하면서 2파전을 형성한 상태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당초 서울시가 다음달 18일까지 총회 등을 제한하겠다고 했지만, 금융 피해 등이 예상되는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끝나면 총회 허용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신반포15차 합동설명회는 인원수도 적고 금융피해 발생 우려도 고려된 것으로 안다. 반포3주구의 경우 현재 5월 말 총회 개회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조합원 수나 연체 이자 등에서 신반포15차와는 다소 상이한 경우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코로나19로 사업에 차질을 빚던 조합의 총회 개회 요구가 이번 계기로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단장은 “인원이 적거나 총회를 분할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일부 사업장에 대한 예외적인 총회 허용 등이 나타나고 있고, 코로나19 역시 소강에 가까운 상태로 접어들면서 일부 사업장들이 형평성 문제를 들어 총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