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코로나19 쇼크로 급락했던 글로벌 증시가 다시 상승하는 가운데 ETF(상장지수펀드)로 몰린 개인투자자가 주가 견인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주가가 단기간에 폭락하고 나면 곧이어 강한 반등세가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면서 "2009년(금융위기)과 2020년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주가상승의 패턴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일구 연구원에 따르면 S&P(스탠다드앤푸어스) 주가지수는 올해 2월 20일부터 3월 23일까지 하락한 뒤에는 한달째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이어진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하게 저점을 기록하고 반등하는 모양새다. 

▲ 김 연구원은 [그림1]과 관련해 "바이러스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으니 헬스케어 섹터가 가장 많이 올라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유가가 폭락했으니 에너지 섹터가 가장 덜 올랐어야 할 것 같은데 역시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5개 대형 ETF의 자금유츌입을 누적해서 나타낸 [그림2]의  경우 "2008년 주가하락 때 ETF로 돈이 들어왔다가 주가의 하락이 추가로 나타나자 2009년에는 자금유입이 정체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일구 연구원은 상승 요인과 결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금융위기 당시 주가지수의 상승을 이끈 섹터는 금융주와 부동산주였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위기 초기 미 연준(Fed) 제로금리를 유지하며 펼친 무제한 유동성 공급의 영향으로 대형 은행은 주가를 회복한 반면 실업률은 10%대로 치솟으며, 소비재 섹터의 상승세가 평균을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일구 연구원은 "이번에는 패턴이 다르다"면서 "모든 섹터에서 비슷한 속도로 주가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연구원은 연준과 관련해서도 “실제로 집행한 자금은 1200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어 "국채매입은 2월 이후 약 1조5000억달러 늘어나기는 했으나, 국채에 투자했던 금융기관이 미 연준에 국채를 넘기고 주식을 샀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봤다. 안전자산인 달러화 현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금융기관은 국채를 팔고 현금을 가지려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김 연구원은 ETF에 주목했다. 그는 "실물경제는 악화될 것이 분명한데도 실적과 무관하게 모든 섹터가 같이 오르는 이러한 현상을 해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ETF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최근에는 ETF로 자금유입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국이나 미국 모두 (주가 회복 관련) 과거의 패턴을 익힌 개인들의 주식매수세가 최근 주가상승의 원동력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지난주부터 ETF로 자금유입이 정체되는 현상은 주가반등의 동력이 약해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