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두산중공업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5억달러(한화 약 6000억원) 규모의 두산중공업 외화공모채에 대한 대출 전환을 승인함에 따라 자금상환 압박 위기에 몰렸던 두산중공업은 급한 불을 끄게 됐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1일 오후 방문규 행장 주재로 확대여신위원회를 열고 두산중공업 외화채에 대한 대출 전환 안건을 논의했다. 

이번 대출은 두산중공업의 외화사채 5억달러 상환용이다. 대출기간은 1년 이내(단기)이며 대출금액은 5868억원이다. 선물환 계약 조건에 따라 현재의 환율보다 유리한 1170원대의 환율에 외화로 환전할 예정이다.

이는 앞서 두산중공업이 지급보증을 선 수은에 채권을 대신 갚아준 뒤 이를 대출형태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수은은 지난 2015년 4월 두산중공업이 외화채를 발행할 때 지급보증을 섰고 이 외화채의 만기는 오는 27일 돌아온다. 두산중공업이 올 상반기 갚아야 하는 차입금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하지만 두산중공업 경영위기로 이 돈을 갚을 방안이 없자 보증을 섰던 수은이 대출로 전환했다. 

두산중공업이 이 외화채권을 상환하지 않으면 지급 보증을 한 수은이 대신 갚아야 한다. 이에 수은도 두산중공업에 대한 추가 대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출 전환으로 수은의 두산중공업 대출 잔액은 1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보증 잔액은 5000억원으로 줄었다.

시장에서는 두산중공업이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도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빚만 4조2000억원에 달한다. 다음 달에도 5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갚아야 하는 등 시장에서 차입한 돈만 1조2000억원이 남아있다.   

한편, 채권단은 두산이 지난 13일 제출한 자구안을 검토한 뒤 추가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는 전문컨설팅 기관을 통해 진행하고 있으며 재무 및 영업 관련 실사, 자구안의 타당성 및 실현가능성,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경영정상화 방안이 확정되기 전으로 두산중공업의 정상화 시기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조속히 정상화 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관리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