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치료제의 경우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임상 3상에 진입하는 등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여전히 임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예방적 차원에서 필요한 만큼 속도보다 안전성과 효능 입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과학적 설계와 평가 없이 백신 개발을 수행할 경우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가운데 생산성과 안전성이 높은 mRNA 기반 백신이 코로나19 공포를 극복할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다.

▲ 현재 사람백신에 사용되고 있는 면역증강제 종류. 출처=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필수 요소로 주목

코로나19는 사스와 메르스처럼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하고 빠르게 변이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전파력을 갖고 있고, 완치된 환자가 재양성 판정을 받는 등 보통의 틀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한 백신 기술을 활용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나경 세종대학교 바이오융합공학과 교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백신 개발에는 크게 항원, 면역증강제, 백신 전달 등 3세 가지 기술이 요구된다. 항원 관련 기술은 방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항원을 디자인하는 기술과 항원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면역증강제 기술은 백신을 접종했을 때 항원에 대한 방어 면역반응을 충분히 높게 유지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백신 전달기술은 백신의 접종 경로를 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동안 백신 개발은 주로 항원 개발 기술 위주로 이뤄졌다. 하지만 아직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감염병 백신이나 예방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백신을 개량하기 위한 방편으로 면역증강제가 활용되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즉 mRNA 백신의 효능을 증가시키기 위해 증강제를 이용하는 것이다.

면역증강제는 팬데믹 상황에서 다수의 환자에게 백신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항원에 대한 방어면역반응을 높게 유지하고 1회 투여 용량당 필요한 항원의 양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상용화된 백신의 면역 증강제는 전 세계적으로 4종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알루미늄 염 이외의 다른 면역증강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노바티스 등 일부 다국적 제약사가 독점하고 있다.

최근 GSK가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에 자사의 기술 제공을 발표함에 따라 일반 기업들의 면역증강제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사노피 역시 GSK와 제휴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 아이진 면역증강제 기술 개요. 출처=신한금융투자

국내에서는 코스닥 상장 기업인 아이진이 자체 면역증강제 기술을 개발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는 자체 면역증강제 기술을 기반으로 자궁경부암, 대상포진 등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이진은 자사의 개발 노하우를 활용해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지난 1일 세종대학교, 전북대학교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팜캐드, 티리보스 등과 컨소시엄 협약을 맺었다.

아이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와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든 상황에서 빠른 개발과 대량생산 가능성, 안정성 등의 요구에 부합하는 mRNA 백신이 적합한 개발 방식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이미 호주에서 진행 중인 대상포진 백신 임상 시험에서 리포솜 형태의 면역증강제를 적용해 안전성을 확인했다.

아이진 관계자는 "대상포진 백신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20명에게 1차 투여를 진행했으며 이상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며 "최대한 빨리 컨소시엄을 출범시켜 연내 백신 시제품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