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여름 성수기를 앞둔 ‘탄산수’ 시장에 식품기업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즐기는 ‘홈카페’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탄산수를 찾는 소비자들이 대폭 늘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탄산수 시장은 수년째 성장일로다. 2011년 100억원 정도였던 탄산수 시장 규모는 2017년 839억원, 지난해 861억원으로 커졌다. 특히 당 함량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탄산음료를 탄산수로 대체하는 비중이 늘면서, 올해는 1000억원을 가뿐히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재 국내 탄산수 시장은 롯데칠성음료의 ‘트레비’가 점유율 6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코카콜라 ‘씨그램’(약 20%)과 일화 ‘초정탄산수’(약 7%)가 각각 그 뒤를 잇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탄산수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독주하는 가운데, 대기업들도 탄산수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 빙그레 탄산수 산토리니. 출처=빙그레

빙그레는 최근 처음으로 탄산수 제품 ‘산토리니’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탄산수의 깨끗하고 시원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산토리니를 제품명으로 정했다.

산토리니는 플레인, 라임, 레몬, 자몽의 4종으로 출시됐으며 강한 탄산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강한 탄산의 짜릿함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입 안 가득 상쾌함을 느낄 수 있지만 깔끔한 뒷맛을 구현해 목넘김은 부드럽다. 또한 과일향을 첨가한 제품의 경우 지중해 과일의 상큼함을 느낄 수 있어 더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빙그레는 제품 출시 초기에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소매점, 편의점, 대형마트 등으로 판매 채널을 늘릴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산토리니는 빙그레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탄산수 제품으로 따옴, 아카페라 등 빙그레의 음료 카테고리 비중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출시 초기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제품 인지도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탄산수 라인바싸. 출처=동아오츠카

앞서 동아오츠카는 지난해 9월 ‘라인바싸’로 온라인 탄산수 시장에 진출했다. 라인바싸는 생수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또한 자사 생수 브랜드 ‘마신다’와 수원지가 같은 해발 350m의 속리산 국립공원에서 올라온 천연 암반수를 사용했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동아오츠카 측은 “탄산수나 음료에 주로 쓰이는 정제수가 아닌 진짜 생수를 썼다”면서 “경상북도 상주시 생산 공장인 동천수에서 만든다”고 설명했다.

2015년 진출한 웅진식품은 온라인 전용 탄산수 브랜드 ‘빅토리아’를 출시한 이래 누적 9500만병 이상을 판매하며 온라인 탄산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웅진식품은 올해도 라인업을 확대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까지 플레인, 레몬, 청포도 등 총 12가지 플레이버를 선보인 데 이어 이달 13일 새로운 스타일의 신제품 ‘빅토리아 히비스커스’를 출시했다.

▲ 웅진식품의 탄산수 브랜드 빅토리아의 ‘빅토리아 히비스커스’ 신제품. 출처=웅진식품

시장 점유율 굳히기 들어간 트레비·씨그램
롯데칠성음료는 ‘트레비’ 판매 제품군을 6종으로 보강하며 탄산수 선두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정제수를 원재료로 쓴 기존 제품과 달리 먹는샘물로 만든 ‘트레비 워터’를 앞세워 주도권 확보와 탄산수 부문 매출 확대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트레비 워터’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100원 더 높게 책정했다. 이밖에 롯데칠성은 제품 다양화뿐 아니라 롯데칠성은 제품 다양화뿐 아니라 355ml 캔과 300ml, 400ml, 500ml, 1.2L 페트 등 패키지도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코카콜라는 ‘씨그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톡 쏘는 맛을 더욱 강화한 ‘씨그램 THE 탄산’을 출시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과 협업해 제로 칼로리 천연 과일향 드링크 ‘제로톡톡’ 3종을 출시했다. 또한 별도로 매장 내 음료 메뉴에 ‘씨그램’을 추가해 버거 세트 주문 시 추가 금액 없이도 씨그램으로 음료를 바꿀 수 있게 했다.

탄산수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하는 것은 코로나19를 계기로 확산한 ‘집콕’ 트렌드가 확산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까지도 SNS나 인스타그램에 홈카페 음료를 인증하는 게시글이 쇄도하고 있다. 실제로 옥션에 따르면 탄산수 제조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또한 커피 전문점에서 탄산수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B2B 시장이 형성된 점도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일반음료를 탄산수로 대체하는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현재 트레비와 씨그램의 시장 입지율이 압도적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대기업들도 진출한 상황 속 앞으로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배달음식의 시장수요가 증가하고 B2B 시장에도 함께 진출하고 있어, 결국은 가격이 가장 낮은 업체가 시장에서 우위를 서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