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페이스북이 게임 방송 전용 게이밍 앱을 출시했다. 아마존의 트위치 구글의 유튜브 등 주요 사업자들에 맞서기 위해서다. 글로벌 주요 사업자들의 각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는 게임’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스북은 20일 전용 게이밍앱 ‘페이스북 게이밍’을 출시했다. 안드로이드용으로 우선 출시됐으며 iOS버전은 애플 측 승인이 완료되면 추후 제공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당초 오는 6월 앱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시장 수요가 급증하며 일정을 앞당겼다.

▲ 출처=갈무리

페이스북은 이미 메인 앱을 통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번엔 별도의 모바일 전용 앱을 출시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전용앱 출시와 함께 신규 기능인 ‘고 라이브(Go Live)’ 등을 선보였다. 고 라이브는 스마트폰만으로도 쉽게 게임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게임 스트리밍 시장 1위 트위치는 모바일 게임 스트리밍 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PC와 연결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방송이 PC나 콘솔 게임 위주로 구성되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반면 페이스북 게이밍은 모바일에서의 방송 환경을 단순화하고 모바일 게임의 스트리밍 방송에서 차별화를 도모한 셈이다.

페이스북 게이밍의 수익은 시청자가 스트리머에게 지급하는 유료 아이템인 ‘스타(Star)’ 지급 수수료에서 발생된다. 현재로서는 별도의 광고 수익은 없으며 당분간 이용자 확대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강력한 플랫폼 사업자다. 페이스북은 현재 25억명 규모의 월간 사용자를 가지고 있으며 이중 7억명이 게임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 게임 스트리밍에 집중하는 이유다.

'보는 게임' 독점 콘텐츠가 관건…시장 규모 꾸준한 증가 전망

▲ e스포츠 매출 추이. 출처=뉴주

다만 페이스북은 아직 보는 게임 시장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갖추지 못했다. 시장 조사 업체 스트림랩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총 시청 시간 기준 점유율은 트위치가 65%, 유튜브가 22%, 페이스북이 11%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믹서는 2%에 그쳤다.

이들 업체는 치열하게 점유율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장 영향력을 늘리기 위해 독점 콘텐츠 확보에 힘을 쓰고 있다. 구글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전략적 MOU를 체결해 오버워치, 콜 오브 듀티, 하스스톤 리그 등을 유튜브에서 독점 스트리밍한다. 앞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트위치에 리그를 독점 공급해왔지만 그 관계가 뒤바뀌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트위치 1위 스트리머 ‘닌자’를 비롯해 ‘슈루드’ ‘고쌀리언’ 등을 믹서에 영입하며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글로벌 플랫폼이 게임 스트리밍에 집중하는 건 보는 게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 업체 뉴주가 발간한 2020 세계 e스포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e스포츠 시장 수익은 11억달러(한화 약 1조3500억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오는 2023년에는 16억달러 수준으로 대폭 늘 것으로 예측했다.

그중 스트리밍 수익은 올해 1820만달러에서 2023년 3160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스트리밍은 e스포츠 구단에도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프로팀은 각종 스트리밍 플랫폼과 계약을 체결하고 콘텐츠를 제공하며 수익 창출과 팀 브랜딩 활동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국내 프로팀에서는 페이커가 속한 T1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대표적이다. 보는 게임 시장은 단순히 프로 리그를 시청하는 것을 넘어 프로게이머와 일반인 등 개인 플레이어가 큰 영향력과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스포츠 시청자 수는 기존 인기 스포츠의 시청자 수를 넘어섰다. 지난해 '리그오브레전드(LoL)'의 프로리그인 ‘롤드컵’ 결승전의 전 세계 시청자 수는 그 해 1월 열린 미국 슈퍼볼 결승전 시청자수를 넘어섰다. 미국에선 e스포츠 리그의 평균 시청자 수가 야구, 농구, 하키 등 인기 종목의 시청자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뉴주는 올해 전 세계 e스포츠 시청자 수를 전년 대비 11.7% 늘어난 4억9500만명으로 추정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아프리카TV가 보는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실상 인터넷을 통한 보는 게임 시장은 아프리카TV를 통해 각종 프로리그, 아마추어 리그 방송이 인기를 끌었고 전 프로게이머, 게임 고수 등이 방송을 시작하며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플랫폼의 특성상 해외 진출이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국내 시장에서조차 유튜브, 트위치,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의 영향이 커지며 게임 스트리밍 부문도 위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