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가 계속해서 의지하고 있는 기술은 몇 가지 기본적인 기술들이다.    출처= Glenn Harvey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무실, 학교, 체육관을 폐쇄시키면서 우리의 삶을 정지시킨 지 두 달이 지났다. 집에 갇혀 있는 동안 다행히 우리는 중요한 것들에 대해 성찰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소비자 기술은 중요한 것의 목록에서 그렇게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초인종 카메라에 이르기까지 많은 첨단 혁신 기술들은 코로나 재택 격리기간 동안 그다지 쓸모가 없었다. 기술 회사들은 수 년간, 초고속 5G 네트워크, 인공지능 스피커, 그리고 우리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여러 기기들을 내놓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지금 그런 것들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기술, 즉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가 계속해서 의지하고 있는 기술은 다음 몇 가지 기본적인 항목과 서비스로 요약될 수 있을 뿐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 업무 도구와 브라우저에 접속할 수 있는 컴퓨터 기기
· 사랑하는 사람들과 동료들에게 계속 연락할 수 있는 의사소통 도구
· 격리기간 동안 우리를 미치지 않게 해 줄 오락 앱
· 위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인터넷 접속

생각해보면,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에도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은 이것들 뿐이었다. 그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을 뿐이다. 결국 이 몇 가지 기술이 코로나가 지나간 이후에도 우리의 기술 소비의 우선 순위를 주도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술 제품에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강력한 인터넷 연결

같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를 이용한다 해도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에 따라 인터넷 속도가 크게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은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을 원하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 인프라에 투자해야한다는 것은 잘 모른다. 네트워킹 장비는 최신 정보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 중 하나이다. 오래된 라우터는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장치에 병목 현상이 될 수 있다.

인터넷 인프라를 유지 관리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를 권한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면 ISP에게 물어보고, 그래도 도움이 되지 않으면 라우터를 확인하고 업그레이드하라.

구글 와이파이(Google Wifi)나 아마존의 에로(Eero) 같은 소위 메쉬 와이파이 시스템(Mesh Wi-fi System)을 추천하는데, 여러 지점에서 무선 접속이 가능해 집 안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커뮤니케이션 도구

사용하기 쉬운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이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인기가 급등한 이유는 명백하다. 우리 모두 집에 갇혀 있는 동안 서로 보고 이야기하기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줌을 갑자기 채택하면서 그 제품의 취약한 보안도 지적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커들이 우리의 웹 카메라에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 준비되지 않았고, 강력한 의사소통 도구 세트의 개발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가족, 친구, 동료들과 함께 우리의 사생활을 지키면서 우리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의사소통 도구를 결정할 수 있는 좋은 시기다. 가급적 신뢰할 만한 브랜드의 메시징 및 비디오 채팅 앱을 선택하라.

안심하고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비디오 채팅을 할 수 있는 앱으로 시그널(Signal)과 페이스타임(FaceTime)을 권한다. 직장 동료들과 소통하는 데에는 슬랙(Slack)과 구글 행아웃(Google Hangout)을 추천한다. 이러한 앱들은 우리의 통신을 암호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취하고 있거나 해커들로부터 우리의 데이터를 보호하는 강력한 추적 기록을 가지고 있다.

오락 기술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기는 바람에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유럽에서 인터넷이 다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스트리밍을 일시적으로 저품질 포맷으로 낮췄다. 닌텐도의 게임 콘솔 스위치(Switch)는 우리를 현실로부터 탈피하게 해주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Animal Crossing: New Horizons)의 대히트로 구매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확실히 우리 대부분은 게임과 오락에 관심이 많다. 우리는 비디오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등 디지털 구독에 연간 수백 달러를 쓰고 있다.

사실 게임이나 오락을 즐기는 것은 우리 자신을 치유하기 위한 좋은 구실이다. 중국의 전자기기회사 TCL이나 소니에서 최신 TV를 350~1000달러의 가격에 내놓았고, 얼티밋 이어스(Ultimate Eears)의 92달러짜리 블루투스 스피커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제품도 권장할 만하다.

업무용 컴퓨터 기기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집안에 머물면서도 회사 일을 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코로나 대유행은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우리가 일을 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강조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는 우리를 생산적으로 만드는 도구이기 때문에 고품질 기기에 투자하는 것을 아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행히 희소식은 시장에는 너무 많은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나와 있어서 특별히 거액을 쓰지 않고도 훌륭한 기기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대략 400달러면 충분히 좋은 안드로이드 기기나 아이폰을 살 수 있고, 500달러 정도면 꽤 좋은 컴퓨터를 살 수 있다.

구글의 400달러짜리 픽셀 3A 스마트폰이나 애플의 330달러짜리 보급형 아이패드에 키보드를 부착하면 훌륭한 노트북으로 변신할 수 있다.

무시해도 좋은 혁신

이 몇 가지 기본적인 기술 목록은 또 우리가 실제로 필요로 하지 않는 혁신에 대한 가이드 역할도 할 것이다.

아마존이나 구글의 스마트 스피커? 물론 침실 조명을 끄는 등 우리 말을 잘 듣는다. 폴더블 스크린 전화기? 물론 멋져 보인다. 하지만 그런 기술들이 당신이 일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락을 유지하고, 무료한 시간을 즐기는데(코로나 유행으로 집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하는 기본적인 일상 생활들)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돈을 쓸 다른 용처를 찾게 될 것이다.

어떤 기술을 선택하든 최소한의 수준으로 유지하라. 당신이 더 많은 기술을 소유할수록 고장 나면 수리해야 할 기기만 더 많아질 뿐이다.

그리고 당신의 필요를 위해 선택하는 기술은 간단한 것임을 명심하라. 코로나 대유행은 전화기가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