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급등에 전기차·2차전지 관련주 연일 우상향

수소차, 규제혁신 확대+친환경정책 가속화 기대감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최근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다시 강세를 나타내면서 국내 2차전지 관련주인 삼성SDI, LG화학의 주가도 우상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SDI는 2월에 신고가 35만1000원까지 올랐다가 3월에는 18만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상승세를 보이면서 20일 장중 29만원까지 회복했다. LG화학 역시 2월에 42만2500원까지 올랐다가 3월에 23만원까지 하락했고 지난 17일에는 36만원대까지 올라섰다. 2차전지주로 꼽히는 종목 중 SKC, 코스모신소재, 포스코케미칼 등의 주가가 우상향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단기 불확실성에도 전염병 해소 이후 2차전지 관련 업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출처=한화투자증권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배출규제와 전기차 상품성 개선 등 유럽 내 전기차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난 이후 성장성을 앞세워 빠르게 회복하는 업종은 2차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며 2차전지 수급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평균 판매 대수 기준 대당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5g/km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내연기관차뿐만 아니라 전기차 판매도 위축될 것으로 우려됐으나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 3월 순수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 실적은 오히려 2월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순수 전기차(BEV)가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9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달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둔화하겠지만 내연기관차보다는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출처=한국투자증권

이어 “주요 전기차 판매 국가인 영국, 독일, 프랑스의 순수 전기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1~2%에서 4~7%로 올라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상산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2차전지 업황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2월까지 유럽 내 배터리 공급부족으로 배터리 재고수준이 낮았기 때문에 배터리 업체들은 기존 계획대비 매출액 증가세가 일시적으로 소폭 둔화하는 모습은 보일 것”이라면서도 “전기차 밸류 체인(가치 사슬)이 정상화되면서 올해 3분기부터는 배터리 및 소재의 생산 및 출하가 기존 계획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수요와 공급 리스크가 해소되는 만큼 유럽 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 출처=한화투자증권

중국의 전기차 수요 역시 테슬라를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내 테슬라 판매량은 3월 1만대 이상으로 추산된다. 테슬라 중국 기가팩토리 연간 생산캐파 15만대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풀가동 중인 셈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이 회복하고 있고 테슬라 주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7일 테슬라는 753.89달러로 마감해 블룸버그 목표주가보다 55.7% 높은 수치”라며 “테슬라가 연초 급등세를 재현할 수 있었던 이유로 중국 내 판매 호조를 들 수 있는데, 앞으로 중국 경제가 정상화된다면 전기차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써 후방산업인 2차 전지 산업도 충분한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자 신에너지 자동차 구매 보조금 폐지 시점을 올해 말에서 2022년 말로 2년 연장한 점도 2차전지 업종의 성장을 도울 것으로 내다봤다.

보조금 정책으로 중국 내 전기차 수요의 급락세도 진정되며, 이에 따라 산업 전체의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 출처=한국투자증권

김정환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과 일진머티리얼즈를 업종 내 선호주로 제시했다. 에코프로비엠은 하반기 삼성SDI EV향 양극재 공급 시작으로 실적 모멘텀 예상되고, 일진머티리얼즈는 업황 정상화에 따른 하반기 실적, 밸류에이션의 반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소차, 친환경정책+신산업 규제혁신 수혜

전기차와 더불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차 시장도 훈풍이 불고 있다. 한국 정부가 수소차 등 신산업에 대해 규제혁신을 확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6일 국정현안 점검조정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수소차와 빅데이터 등 신산업 분야 규제를 한발 앞서 혁파하겠다"면서 "규제 문제를 미리 발굴해 사전에 정비하는 선제적 규제혁파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5일 진행된 21대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 대승을 거두면서 공약사향이었던 수소차 등 친환경정책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보태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풍국주정은 전 거래일 대비 12.58% 급등한 1만7450원으로 장 마감했다. 풍국주정은 자회사를 통해 수소가스 제조사업을 하고 있다. 또 대우부품(+3.49%), 유니크(+6.94%), 제이엔케이히터(+12.01%), 성창오토텍(+4.89%), 일진다이아(+4.70%) 등도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우수AMS, 한온시스템, 에코바이오 등이 강세를 보였다.

또한 중국에서도 대규모 수소차 육성 계획이 발표됐다. 광둥성 포산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포산시는 향후 15년간 3단계에 걸쳐 수소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소산업 총생산 △수소연료전지차 생산 △수소인프라 건설 △수소제조 능력 등을 제시했다.

포산시는 2025년까지 수소산업 누적 총생산 300억위안(한화 약 5조원), 2030년까지 1000억위안(한화 약 17조원) 및 2035년까지 1500억위안(한화 약 26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