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국제유가 선물가격이 1999년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 선물가격이 장중 배럴당 15.65달러로 전일 대비 14%(2.62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1999년 3월 이후 20년 11개월만의 최저 수준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랜트유 6월물 가격도 배럴당 21센트 하락한 27.87달러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주요 수입국들의 원유 저장량이 증가하면서 원유 가격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석유 수출국기구(OPEC)와 국제 에너지기구(IEA)도 원유 수요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면서 유가 하방 압력이 짙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원유 비축량이 최대치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유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는 평가다.

서부 텍사스 원유 계약에 이송 지역인 미국 오클라호마는 재고량이 누적돼 수요를 크게 짓누르고 있다.

글로벌 금융조사업체 CMC마켓츠(CMC Markets)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이클 맥캐시는 “원유가격 급락은 미국 주요 원유 저장시설의 수요 감소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최대 용량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다”면서 “비축량이 최대 용량에 도달한다면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덧붙였다.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오는 5월부터 생산 감축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세계 원유 수요도 동시에 감소하고 있다. 전세계 16만4000명 이상이 재택근무를 진행중인데다,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외부 활동이 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주요 산유국들은 글로벌 원유수요가 약 30% 감소하면서 감산에 합의했지만 경제회복이 더뎌 지면서 선박에 저장된 원유가 여전히 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생산업체 주요국들은 글로벌 공급 감소량이 약 200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주요 원유 소비국들의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돼 이보다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원유시장과 선박 등에 저장된 원유가 1억6000만배럴에 달한다. 맥캐시는 “하루 1000만 배럴 감축이 수요를 상쇄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편 Evercore ISI의 분석가 제임스는 “북미 지역 제조회사들은 예산을 전년 대비 36% 줄였고 국제 기업들도 올해 예산을 23%가량 줄였다”면서 “경제 성장 둔화로 원유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