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맵 혁명> 빌 킬데이 지음, 김현정 옮김, 김영사 펴냄.

구글맵은 목적지까지 최단경로를 안내해준다. 낯선 외국여행길에서는 최고의 동반자이다. 구글어스로는 단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고향 집이나 여행지 등 추억의 장소도 생생한 입체로 다시금 볼 수 있다.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는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없앴다.

이 책은 디지털 지도 제작기술이 스타트업 ‘키홀’에 의해 싹튼 후 구글로 넘어가 전 세계 10억 명이 매달 이용하는 구글맵으로 완성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구글맵이 비즈니스와 일상에서 일으킨 기적, 그 기적을 가능하게 했던 천재 개발자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1999년 봄, 대학 동창 존 행키가 저자 빌 킬데이를 찾아왔다. 존이 서버를 모니터에 연결해 빌의 주소를 입력하자, 우주에서 지상으로, 지상에서 빌의 지붕으로 순식간에 줌인되었다. 이 경이로운 디지털 지도에 매료된 빌 킬데이는 존 행키가 창업한 스타트업 키홀에 합류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이 지도는 신기한 장남감이었다. 키홀은 닷컴 버블 붕괴 당시 고사 직전까지 내몰렸다. 그러다가 CIA 프로젝트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고, 미국의 1차 이라크 침공때 CNN이 전쟁을 보도하면서 키홀의 기술을 사용하자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때 구글이 키홀 인수에 나섰고, 키홀의 서비스는 구글맵과 구글어스로 새롭게 론칭됐다.

구글맵은 2005년 미국에서 정식으로 출시된 이래 2020년 현재 200여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지도상의 ‘내 위치’를 확인하여 길을 찾아갈 수 있게 하는 이 서비스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지리정보를 구글맵과 구글어스를 통해 무료로 나눠준다는 구글의 전략은 혁명을 일으켰다. 전 세계의 수많은 비즈니스가 구글 맵을 토대로 탄생했다.

책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지구상에 현생 인류가 20만 년간 존재해왔는데, 우리는 길을 잃는다는 의미가 뭔지 아는 마지막 세대인 거야. 다음 세대는 아무도 이전 세대처럼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이 절대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