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지난 2월4주~3월 첫 주가 최악이었고 이후에는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레저·아웃도어, 스포츠상품군 부터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어요. 아직은 역신장 폭이 좀 크지만 매출 회복 속도가 빨라진것 같아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해지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실적 회복세가 빨라졌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줄어든 이후 매장을 찾는 고객이 눈의 띄게 늘었고, 따뜻한 날씨를 맞아 외식업 매출도 회복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복세에 대한 기대는 21대 총선이 이뤄진 4월 3주차 이후 커지는 분위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지난 주말(4월11~12일)과 총선 당일(15일) 매장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고, 총선 이후 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통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도움 될까?

정부 차원에서 진행중인 ‘재난지원금’이 보다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16일 정부는 총선 종료에 맞춰 국회에 약 7조1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요청했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고, 이를 받은 국민이 소매시장 활성화에 나서도록 한다는 방안이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이 지원금의 유용을 막기 위해 자금을 지역화폐 또는 선불카드 형태로 지급하게 된다. 

때문에 재난기본소득이 사용되는 부문은 사실상 외식, 소상공인 유통 등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정부-가계-소상공인-기업'으로 이어지는 유통 사이클 정상화에 가장 큰 목적이 있다. 움츠러든 소비를 살리기 위해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도 이같은 정책을 잇따라 내놓은 이유다.

김익성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지난 총선에서 야당이 집권여당을 비판한 사안은 '경제를 망쳤다'라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고, 이에 여당에서도 이를 타개하기 위한 많은 정책을 준비했을 것" 이라며 "질병 이슈에 대한 심리적 경각심이 풀어지는 만큼 오프라인 유통을 이용하고자 하는 수요도 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치권에서 고려하고 있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유통업계, 특히 소상공인들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라며 “그간 이어졌던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자제로 인해 눌려있던 소비 심리가 상당부분 반영될 것이며, 이 수요는 소상공인을 통해 사회에 돌아간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사진=신세계

유통기업 “소비 살고 있지만…집객 프로모션은 자제”

중국의 예를 본다면 코로나19 확산과 동시에 소비가 크게 줄었고,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V형 소비 곡선을 보인 바 있다. 생필품, 의류, 사치품 등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양상이 이뤄졌다.

다만 유통기업에서는 코로나19 이슈가 해소되더라도 중국과 같은 V형 소비 회복 곡선을 그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이동통제를 행했던 중국과 달리 한국은 대대적인 사재기나 소비 강제 중단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차이점이 있다"라면서 "지금 분위기에서 대규모 집객이 이뤄지는 프로모션을 기획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과 같은 보복적 소비, 보상적 소비를 기대하기는 다소 어렵지만 모임, 외출, 집회, 주말 종교활동 등이 늘어나면서 이뤄지는 자연스러운 소비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이 완화되면서 대형마트, 백화점 등 기업형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의 경우 2월 매출은 전년 대비 9.6% 감소했지만, 3월에는 감소 폭이 6.9%로 줄었다. 롯데마트의 매출 증가율은 2월 -15.5%에서 3월 -6.8%로 줄었다. 이달 1~13일까지의 매출 감소율은 -3.6%를 기록했다.

백화점들의 매출도 서서히 회복중이다. 지난 3월 백화점 전체 매출 감소 폭은 34% 수준에 달했지만 4월 1~12일까지의 매출 감소율은 8.5% 수준으로 줄었다. 가정 생활이 늘어나면서 고가 가구와 가전 수요가 늘었고, 최근에는 결혼을 준비하는 고객들의 혼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대구 신천지 확진자 이슈가 있던 2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백화점 내방객이 크게 줄었고, 확진자 방문 매장의 임시 휴업 또한 악영향을 줬다"라며 "이후 유통업체들이 자체 방역을 강화하고, 외부 이슈에 대한 면역을 키웠고, 감염자들의 이동 또한 줄어들면서 매출도 회복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