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타다 베이직이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운영사인 VCNC가 타다 프리미엄 집중 전략을 선택해 눈길을 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카오블랙, 그리고 우버블랙과의 진검승부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판의 재구성, 플랫폼 택시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플랫폼 택시 로드맵이 자리잡은 현재, 각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일반적인 플랫폼 택시 시장에서는 카카오 모빌리티와 KST 모빌리티가 활동하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서울, 대구, 성남, 대전, 남양주에서 운영 중이던 가맹 택시 서비스 ‘카카오T 블루’를 울산, 광주, 의정부 지역으로 확장하는 한편 연내 차량 증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신규 지역에서 진행되는 카카오 T 블루 시범서비스는 총 750여대 규모다. 울산광역시 400여대, 광주광역시 200여대,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150여대를 각각 운행하며, 서비스 기간 동안에는 별도의 서비스 이용료 없이 일반 중형택시와 동일한 요금을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KST 모빌리티도 대전과 세종에 이어 서울, 대구, 울산, 제주, 오산, 화성, 수원, 부천에서 마카롱 택시를 운행할 예정이며 그 외 다양한 이동 플랫폼의 확장을 노리고 있다. 대구에도 깃발을 꽂았다. 최근 대구광역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고급택시 시장, VCNC 참전

카카오 모빌리티와 KST 모빌리티가 일반적인 플랫폼 택시 전략을 키우는 가운데, VCNC가 고급택시 시장에 출사표를 던져 눈길을 끈다. 타다 베이직의 운행이 막힌 상태에서 고급택시인 타다 프리미엄에 집중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개인택시기사들을 대상으로 설명회까지 연 가운데 타다 프리미엄의 비전을 적극 알리고 있다.

국내 시장을 기준으로 고급택시만 집중할 경우 VCNC의 타다 프리미엄 라이벌은 카카오블랙, 우버블랙 등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플랫폼 택시 전략을 소개하며 타다 프리미엄-카카오T블루-마카롱택시를 동일선상에 두고 있으나 제대로 된 분석을 하려면 타다 프리미엄-카카오블랙-우버블랙이 맞다.

배기량 3300cc 차량 이상이 고급택시의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타다 프리미엄과 카카오T블루, 마카롱택시는 플랫폼 택시의 범주로 볼 수 있으나 카카오T블루 및 마카롱택시는 고급택시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3300cc 카니발 9인승의 행간

VCNC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시킨 후 일종의 플랜B로 타다 프리미엄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단행하는 분위기다. 여기서 재미있는 대목은 타다 프리미엄에 3300cc 카니발 9인승 가솔린 모델을 넣은 대목이다. 현재 고급택시 서비스를 운행하는 플랫폼 사업자 중 소위 승합차 모델에 집중하는 쪽은 VCNC가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블랙이나 우버블랙은 대부분 고급세단에 집중되어 있으며, 타다 프리미엄마저 기존의 주력 차종은 K7이였다.

타다 프리미엄이 고급택시 플랫폼 중 세단이 아닌 유일하게 소위 승합차 모델을 넣은 것은, 타다 베이직의 성공에 따른 성과를 일부 타다 프리미엄에 주입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VCNC는 타다 베이직을 통해 플랫폼 택시의 전략을 가동하며 고객들로부터 승합차 모델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런 이유로 고급택시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에 타다 베이직의 성공 DNA를 이입시키기 위해 3300cc 카니발 9인승 모델의 탑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타다 프리미엄에 타다 베이직 당시의 성공 경험을 살려 승합차 라인업을 넣은 것은 그 자체로 관전 포인트가 많다. 이는 중형택시와 고급택시 서비스의 판을 교란하거나 혹은 섞어버리는 현상이며, 나아가 타다 베이직의 진정한 성공 비결이 무엇인지를 묻는 냉정한 질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VCNC는 타다 베이직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승합차와 같은 넓은 차량 지원’이 주효했다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 연장선에서 타다 프리미엄의 요금을 다소 낮추며 고급택시 시장의 범위를 다소 넓히려는 시도까지 보여주고 있다.

다만 타다 프리미엄의 이러한 준 고급택시 전략, 나아가 타다 베이직을 통한 성공 노하우의 타다 프리미엄 이입 전략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우선 타다 프리미엄은 타다 베이직과 같은 일반적인 긱 이코노미가 아닌, 전문 택시면허를 가진 드라이버로 운영되기 때문에 타다 베이직의 또 다른 성공 요인 중 하나인 ‘자유로운 플랫폼 전략’이 불가능하다.

타다 프리미엄이 승합차 모델까지 일부 포함하며 카카오T블루와 같은 중형택시 라인업에서 벌어지는 일반적인 플랫폼 택시와의 충돌도 유연하게 넘겨야 하며, 무엇보다 기존 고급택시 플랫폼과의 파열음도 예고된다. 기존 고급택시 시장이 여전히 판을 키우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하는 가운데, 승합차까지 지원하는 타다 프리미엄이 들어올 경우 이 과정에서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

여기에 타다 베이직 드라이버들의 반발, 그리고 자금이 메말라 버린 VCNC가 과연 타다 프리미엄을 온전히 운영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VCNC에 따르면 타다 프리미엄에 새로 가입하는 드라이버에게는 플랫폼 수수료 10%가 3개월 동안 면제되지만, 차량구입 지원 혜택은 없다. 이런 가운데 얼마나 많은 택시기사들을 빠르게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