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로아(ROA)컨설팅 대표이사
·소프트뱅크미디어 전략팀 매니저
·그로웰텔레콤 마케팅 매니저
·소프트뱅크 R&C매니징 디렉터

중국 내 6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중국 및 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 모바일이 TD-LTE를 3G TD-SCDMA의 차세대 네트워크로 선정, 전국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12년에는 40개 시범망과 10개 상용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1단계 TD-LTE 시범 테스트를 위해 850개의 기지국을 6개 도시에 구축했으며, 현재 확보하고 있는 TD-SCDMA 용 기지국 23만 개의 절반을 점차적으로 TD-LTE로 전환하게 될 계획이다.

혹자는 TD-LTE가 중국의 독자 표준(TD-SCDMA)과 같은 것이 아니냐고 묻지만, 지난 1월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TD-LTE 어드밴스드를 국제 4G 기술표준 중의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TD-LTE가 전세계 관심을 받고 있는 큰 이유는 기존 FDD LTE와의 공통점이 많다는 데 있다.

통신사 측면에서는 FDD(Frequency Division Duplex, 주파수 분할방식)와 TDD(Time Division Duplex, 시분할 방식) 모드 간의 하드웨어 호환이 가능하므로, FDD LTE와 기지국 등의 설비를 공통으로 활용 할 수 있고 제조사는 단말 개발 리소스 공통화의 장점이 있다.

최근 와이맥스(WiMax)를 4G 표준기술로 추진하려던 주요국의 통신사업자들이 속속 이를 포기하고 TD-LTE로 전환하고 있다. 인도의 대표적 통신사업자인 바르티(Bharti)가 올 상반기 TD-LTE 상용화를 발표했고, 미국의 대표적인 와이맥스 추진사업자인 클리어와이어(Clearwire)도 와이맥스의 수익감소 및 LTE 저변확대로 2013년 6월 TD-LTE 상용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왜 속속 와이맥스를 밀던 사업자들이 TD-LTE로 전환하려는 것일까? 우선 시장수요의 차이 때문이다. 피라미드 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까지 LTE 가입자 수는 4억2200만명, TD-LTE는 1억5800만명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5년까지 LTE 가입자 중 TD-LTE 가입자의 비중이 37.4%임을 의미한다.

또한 현재까지 퀄컴 등 약 17개의 세계 반도체 업체가 TD-LTE 칩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2011년말 기준 도입 의향을 밝힌 통신사업자가 12개사이다. 이 중 차이나모바일과 바르티, 소프트뱅크의 가입자 수만 전 세계 39%를 차지한다.

두번째로는 기존 FDD LTE 사업자 측면에서 데이터 폭증의 보완재로서 TD-LTE 활용이 와이맥스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메인 네트워크를 FDD LTE로, TD-LTE를 보조망으로 활용 시 데이터 폭증 시 완충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와이맥스(와이브로) 기술은 가장 빨리, 먼저 상용화했지만, 시장을 개척하는 데는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되는 시점이다.

현재까지 약 3조의 CAPEX를 투입했다는 KT의 와이브로 가입자 수는 60만~70여 만명에 그치고 있다. 정부가 나서 ‘제4이통’ 선정을 꾀하지만, 단말은 물론 소비자를 견인할 매력 부족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다.

TD-LTE를 중국의 전유물로 여길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 국내 기업이 와이브로에만 매달리지 말고, 신성장 동력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신성장 아이템으로서 TD-LTE를 바라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박영주 기자 yjpa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