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유통업체들이 위기 속 생존 전략으로 '배송' 시장을 선택한 가운데 GS리테일과 롯데GRS가 '독특한' 방식의 배송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커머스와의 협업, 자체 브랜드 통합 배송 서비스 등을 통해 투자비를 줄이고, 매출 높이기에 나선다. 

▲ GS프레시와 위메프가 손잡고 오픈한 '마트 당일배송관'. 사진=위메프 앱 캡쳐

최근 이뤄진 배송 서비스 변화에서 가장 독특한 움직임을 보인 기업은 GS리테일이다.

GS리테일의 온라인 몰 'GS프레시'는 경쟁자로 여겨진 이커머스 기업(위메프)와 손잡고 당일배송관을 열었다. 위메프에서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주문하면 자사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제품을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GS리테일은 마트 배송서비스 부문의 낮은 인지도를 단숨에 높일 수 있고, 위메프는 취급 품목 다양화와 신선식품 부문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됐다. 전국적인 물류 인프라를 확보한 GS리테일과 편의성 높은 온라인 서비스를 갖춘 이커머스 업체가 협력한 윈윈 사례다.

위메프에서 주문가능한 품목은 채소. 과일, 정육 등 신선식품을 비롯해 유제품, 베이커리, 음료, 생활용품 등 생필품 1만2000여 종이다. 심플리쿡, 우월한우, 하루채소 등 GS리테일의 차별화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지도 높은 두 기업이 협업함으로써 이커머스 업체는 고정비와 신규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유통업체는 보다 수월하게 고객을 맞을 수 있게된 사례"라며 "SSM부문 시장 점유율이 낮은 GS리테일의 경우 신규 투자 없이도 기존의 물류망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 롯데GRS는 자사 브랜드 5개를 통합 주문할 수 있는 앱 '롯데잇츠'를 개발했다. 사진=롯데GRS

롯데리아, 엔젤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TGI프라이데이스, 빌라드샬롯 등 5개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브랜드 통합 주문·배달 앱 '롯데잇츠(LOTTE EATZ)를 지난 2월 론칭했다.

롯데잇츠의 특징은 배달앱(배달의민족, 배달통 등)을 통한 배송이 아닌 자체 배송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롯데리아에 한정된 배송 인프라를 전 브랜드가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전체를 바꿨다.

이를 통해 가맹점들은 배달앱에 제공해야하는 배송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고객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빠른 배달을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다. 운영 브랜드 제품들을 하나의 앱에서 주문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브랜드별로 분산되어 있던 주문 기능을 통합하고, 이미 확보된 배달 인프라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배달앱을 통해 주문할 경우 배송 시간이 안정적이지 않고, 가맹점들의 운송료 부담도 컸지만 통합앱 정착 후에는 보다 경영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