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유통업체들이 위기 속 생존 전략으로 '배송' 시장을 선택한 가운데 GS리테일과 롯데GRS가 '독특한' 방식의 배송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커머스와의 협업, 자체 브랜드 통합 배송 서비스 등을 통해 투자비를 줄이고, 매출 높이기에 나선다.
최근 이뤄진 배송 서비스 변화에서 가장 독특한 움직임을 보인 기업은 GS리테일이다.
GS리테일의 온라인 몰 'GS프레시'는 경쟁자로 여겨진 이커머스 기업(위메프)와 손잡고 당일배송관을 열었다. 위메프에서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주문하면 자사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제품을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GS리테일은 마트 배송서비스 부문의 낮은 인지도를 단숨에 높일 수 있고, 위메프는 취급 품목 다양화와 신선식품 부문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됐다. 전국적인 물류 인프라를 확보한 GS리테일과 편의성 높은 온라인 서비스를 갖춘 이커머스 업체가 협력한 윈윈 사례다.
위메프에서 주문가능한 품목은 채소. 과일, 정육 등 신선식품을 비롯해 유제품, 베이커리, 음료, 생활용품 등 생필품 1만2000여 종이다. 심플리쿡, 우월한우, 하루채소 등 GS리테일의 차별화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지도 높은 두 기업이 협업함으로써 이커머스 업체는 고정비와 신규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유통업체는 보다 수월하게 고객을 맞을 수 있게된 사례"라며 "SSM부문 시장 점유율이 낮은 GS리테일의 경우 신규 투자 없이도 기존의 물류망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롯데리아, 엔젤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TGI프라이데이스, 빌라드샬롯 등 5개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브랜드 통합 주문·배달 앱 '롯데잇츠(LOTTE EATZ)를 지난 2월 론칭했다.
롯데잇츠의 특징은 배달앱(배달의민족, 배달통 등)을 통한 배송이 아닌 자체 배송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롯데리아에 한정된 배송 인프라를 전 브랜드가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전체를 바꿨다.
이를 통해 가맹점들은 배달앱에 제공해야하는 배송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고객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빠른 배달을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다. 운영 브랜드 제품들을 하나의 앱에서 주문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브랜드별로 분산되어 있던 주문 기능을 통합하고, 이미 확보된 배달 인프라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배달앱을 통해 주문할 경우 배송 시간이 안정적이지 않고, 가맹점들의 운송료 부담도 컸지만 통합앱 정착 후에는 보다 경영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