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의 게임 거래액이 7분기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역시 큰 폭 상승했다. 구글과 애플 양대산맥에 갇힌 상황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는 가운데 원스토어의 매출 증가는 국내외 인기 모바일 게임의 연이은 입점에 따른 효과로 해석된다. 다만 아직까진 자사의 출혈적 마케팅 비용이 큰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원스토어, 1분기 매출 역대 최대

▲ 원스토어 이미지. 출처=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14일 원스토어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원스토어는 구체적인 매출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 2018년 2분기 이후 7분기 연속 게임 거래액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원스토어의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점유율은 12.2%를 기록, 애플 앱스토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스토어는 지난 2016년 6월 국내 통신3사 앱마켓과 네이버스토어가 통합되며 탄생한 토종 앱마켓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텔레콤과 네이버가 각각 지분 52.7%, 27.7%를 보유하고 있다.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는 원스토어지만, 출범 당시부터 쉬운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의 대항마를 자처했지만 이미 견고하게 구축된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부진하던 원스토어는 지난 2018년 7월 앱마켓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0%로 대폭 낮추는 강수를 뒀다. 또한 서비스사가 자체 결제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수수료를 최대 5%까지 낮출 수 있게 했다. 양대 마켓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율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 같은 전략은 효과를 봤고 회사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원스토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게임 거래액은 수수료 인하를 하기 전인 2018년 1분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원스토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19년 매출액 13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5%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나아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원스토어는 영업손실 5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손실 폭을 60%나 대폭 줄인 결과다. 4년 연속 영업손실을 줄이고 있다. 올해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 원스토어 실적 추이. 출처=dart

원스토어의 매출 증가는 국내외 주요 게임들의 입점이 늘어난 덕으로 풀이된다.

4399코리아의 ‘기적의 검’ ‘뇌명천하’ 이유게임 ‘샤이닝라이트’ 추앙쿨엔터테인먼트 ‘왕이되는자’ 유주게임즈코리아 ‘R5’를 비롯해 ‘삼국지M’ ‘신명’ ‘오크’ ‘검은강호’ ‘강림: 망령인도자’ ‘아르카’ 등 중국 게임의 입점율은 높은 편이다.

국내 중소 게임사들의 입점도 영향을 줬다. 플레이위드의 ‘로한M’ 스마트조이 ‘라스트오리진’ 엑스엔게임즈 ‘카오스모바일’ 블루포션게임즈 ‘에오스 레드’ 등이 대표적 예다.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는 웹보드 게임도 입점되어 있다. 네오위즈 ‘피망’과 NHN ‘한게임’의 고포류 게임을 비롯해 원조이 포커 등 주요 웹보드 게임 사업자들이 자사 게임을 원스토어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일부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원스토어에 입점했다. 넥슨은 ‘피파 온라인4M’을 서비스하고 있고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 카카오게임즈는 ‘달빛 조각사’를 원스토어에 입점했고 지난달 출시된 크래프톤의 신작 ‘테라 히어로’도 원스토어에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중소 게임사의 게임 위주로 입점하는 분위기였는데, 요즘은 중견·대형 게임사도 원스토어에 들어가는 분위기 같다”고 말했다.

원스토어, 안착할 수 있을까?

▲ 2018년 7월 원스토어 이재환 대표가 원스토어 수수료 정책 변경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전현수 기자

원스토어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원스토어는 자사의 비용을 대거 투입하는 자체 프로모션을 지속하고 있다. 통신3사 멤버십 할인, 매일 새로운 혜택을 주는 날마다 혜택체크, 결제 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페이백(Pay Back) 이벤트 등 각종 할인 이벤트 등이 그 예다.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지만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대규모 비용 탓으로 보인다. 지난해 원스토어는 판매촉진비에 307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가장 큰 지출인 지급수수료 바로 다음으로 높은 금액이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여전히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은 점도 원스토어엔 부담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의 70% 이상이 발생하는 주요 플랫폼이다. 때문에 개별 게임사들은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진행하는 마케팅 활동이나 게임 유통 승인 등 행보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게임 업계의 ‘구글 눈치 보기’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모회사인 SK텔레콤이 게임 산업과의 접점을 키우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이 5G 콘텐츠의 일환으로 게임을 점찍으며 국내 주요 게임 업계와의 협업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회사 앱마켓인 원스토어 또한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원스토어가 게임 이외에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콘텐츠 분야에서 두각을 내고 있다는 점도 기대해 볼만하다. 원스토어는 올해 스토리콘텐츠 분야에 월정액 북패스를 운영하고 웹툰·웹소설 IP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등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