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두산중공업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수혈 받은 두산그룹이 채권단에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전달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13일 “두산그룹 측이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무구조개선 계획을 제출했다”며 “채권단은 향후 자구안의 타당성 및 실행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과 상환 가능성, 국가기간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무구조 개선계획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 및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채권단은 국책은행이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해주며 고강도 자구안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이 자구노력 등을 확인한 후 추가자금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에서는 두산이 그룹전반의 지배구에 변화를 주는 고강도 쇄신안을 내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업계 등에서는 두산건설 매각, 특허권 포함 두산중공업 일부 사업부 분할 매각,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에 오너 일가 사재출연, 두산밥캣 지분 유동화 또는 담보대출, 인력 구조조정 확대 등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두산의 사업 부문 중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 우량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 회사는 양대 신사업인 2차전지용 전지박과 연료전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각 사업이 성장성이 큰 만큼 매각 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두산 측은 두산솔루스의 지분 51% 혹은 전량을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은 6000억~8000억 정도로 추정된다.

두산 일가의 사재 출연이 들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등 오너 일가가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을 자회사·손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과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두산중공업의 재무리스크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추가 명예퇴직, 일부 휴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책임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하고,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자구안을 제출받으면 이달 말이나 5월 초 두산중공업에 대한 정밀 실사를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이 채권단에 제출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 및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