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인 '바이러스성 폐렴'은 날씨가 따듯해지더라도 발병률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지-에이비씨(G-ABC)센터' 정재훈 센터장은 “2007∼2017년 국민건강보험자료에 등록된 폐렴 환자 201만1424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폐렴 발생과 기상 상황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13일 밝혔다.
전체 분석 대상은 세균성 폐렴 16.7%(33만6635명), 바이러스 폐렴 2.7%(5만3875명), 원인불명 폐렴 80.6%(162만914명)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렴은 종류에 상관없이 하루 중 일교차가 5∼10도 사이, 습도는 50∼70% 사이일 때 가장 큰 발병률을 보였다. 다만 일교차와 습도가 변하더라도 전체적인 폐렴 발생률은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정재훈 센터장은 "바이러스성 폐렴을 비롯한 전체 폐렴 발생률이 계절적 요인에 따른 평균 기온의 변화와는 크게 관련이 없었다"며 "감염성 호흡기 질환은 여름철에도 충분히 사람 사이에 전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가 홍콩, 대만과 같은 온난한 지역뿐 아니라 브라질처럼 열대성 기후를 가진 지역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오히려 20㎍/㎥ 이상의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폐렴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심해질수록 마스크 착용이 늘어나면서 폐렴 발생률을 오히려 낮추는 효과를 낸 것”이라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감염성 질환이 기상 상황보다 사람의 활동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무더위와 같은 기상변수보다는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활동이 코로나19 감염을 막는데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유럽임상미생물감염병학회(ESCMID)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임상 미생물학과 감염'(Clinical Microbiology and Infection)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