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질병관리본부

[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최근 보건 당국이 흡연자를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포함한 가운데, 흡연자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이유가 밝혀졌다.

13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의 제니스 렁 박사와 벤쿠버 세인트 폴 병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논문에서 흡연자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경우 기도 내 ACE2 수치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높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해당 논문은 유럽 호흡기 저널(European Respiratory Journal)에 발표됐다. 

앞서 ACE2 수용체는 코로나19 감염의 '관문'으로 주목받아 왔다. ACE2는 인체 내 폐와 신장 등에 존재하는 효소로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혈압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이라는 특이적인 성분은 ACE2 수용체와 결합해 인체 세포 내로 침투한다. 

이번 연구에서 흡연자나 COPD 환자는 ACE2 수용체가 일반인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이 새롭게 발견됐다. 

연구팀은 우선 COPD 환자와 일반인 각각 21명을 대상으로 폐 조직 샘플을 채취해 ACE2을 측정했다. 이후 비흡연자, 금연한 과거 흡연자, 현재 흡연자 등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COPD 환자와 과거 흡연자 가운데 ACE2가 많은 것으로 측정됐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피험자 249명을 대상으로 후속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COPD 환자와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ACE2 수치가 높음을 다시 확인했다. 

제니스 렁 박사는 "과거에 흡연을 하고 현재 금연을 하는 사람과, 비흡연자의 ACE2 수치는 유사했다"면서 "코로나19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흡연할 더 없이 좋을 기회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화중과기대학 동제의학원 연구팀은 '중국 의학 저널'(Chinese Medical Journal)에 제재한 논문에서 코로나19 확진자 7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흡연력이 있는 환자는 비흡연 환자보다 중증 위험이 14.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 5일 질병관리본부도 영국의 방역기구에서 인용한 이러한 논문을 재언급하면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흡연자를 포함했다. 이어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흡연 이력이 있는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중증 환자 분류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