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생필품과 신선식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슈퍼마켓의 매출이 크게 개선됐다. 대형마트 역시 지난해 대비 큰 폭의 매출 증감은 없는 상태. 반면 백화점, 면세점은 방문객 수 감소, 소비심리 급감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채널을 제외한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슈퍼마켓의 매출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가정 내 생활이 늘었고, 이에 '집밥' 수요를 중심으로 한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줬다.

▲ 슈퍼마켓을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 사진=롯데쇼핑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초기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품목은 위생관련 품목, 비축형 식품, 밀폐용기 품목 등 '재난' 관련 제품군이다.

올해 1~7주차를 기준으로 보면 액상비누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200% 증가했고, 상온 비축형 식품(국, 탕, 찌개)의 판매는 44% 늘었다.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커피 캡슐 제품 판매도 154% 급증했다.

이같은 소비 형태는 코로나19 슈퍼 전파자인 31번째 확진자(대구, 신천지 교인)의 동선이 확인됐던 2월17일 이후 보다 크게 확산됐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월 17~23일까지 일주일 간 개인대형 마트의 구매액는 14%늘었고, 방문객 수도 8.6% 증가했다. 1인당 매출을 의미하는 객단가 역시 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 지난 2월 19일부터 3월 15일까지 롯데슈퍼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냉면과 우동 등을 포함한 ‘가정간편식’ 매출이 44.5% 증가했고, 라면과 건면 등을 포함한 '면·과자' 매출과 '통조림 매출은 각각 32.8%, 30.4% 늘었다. 

반면 백화점의 경우 잦은 매장 폐쇄, 방문객 수 감소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정기 봄 세일' 기간 전체 매출이 15.4%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여성패션 34.6%, 남성스포츠 17.5%, 잡화 17.3% 등의 매출이 줄었다. 

▲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사진=신세계

이 같은 통계는 지난 3월 신세계와 이마트의 매출 변화로도 확인된다. 

신세계는 전자공시를 통해 지난 3월 약 9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28.7% 줄어든 수치다. 1분기 누계 매출 역시 지난해 대비 11.7% 줄어든 331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타격이 심각했던 대구신세계의 경우 3월 매출액 1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0.5% 감소한 실적이다. 1~3월 총 매출액은 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1% 줄었다.

반면 이마트의 매출은 소폭 상승했다. 1~3월 누계 총 매출액은 3조786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3% 신장했다. 오프라인 매출은 0.8% 감소했지만 온라인 매출이 성장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 3월 기준으로는 이마트의 매출액이 1조817억원을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0.2% 늘었다. 이마트 계열사를 포함한 총 매출액은 1조1737억원이다. 할인점의 매출은 6.9% 줄었지만 트레이더스와 전문점이 각각 13.6%, 8.1% 성장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올해 2분기 소매업 경기 전망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66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RBSI는 기준치 100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할 경우 경기 호조, 이보다 낮을 경우 경기 악화를 전망한다. 세부업태별로는 대형마트 경기전망지수는 44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전망치 대비 36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뒤를 이어 백화점 61포인트(전분기 대비 32p↓), 편의점 55포인트(전분기 대비 20p↓)로 집계됐다. 슈퍼마켓의 전망치는 63포인트(12p↓)를 기록했다.

대한상의는 "온라인을 제외한 소매유통업 기초 체력이 이미 약해진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경영난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소비위축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유통업계의 부담을 덜기 위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