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대응을 빨리 하라 아무리 해도, 그게 어렵습니다. 대표님은 연락이 되지 않으실 때가 많고요. 의사결정도 여러 임원들이 있어 신속하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일선에서 올라오는 보고도 종종 정확하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빠른 대응이 가능할까요? 얼마나 빨라야 진짜 빠른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위기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중요한 원칙을 이해하고 계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개인이 빨리 움직이는 것과 조직이 빨리 움직이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위기 시 개인의 경우에는 정보 보유 주체와 커뮤니케이션 주체가 동일합니다. 자신이 파악해 알고 있는 것을 전략을 세워 커뮤니케이션 하는 단순한 프로세스를 거치게 됩니다. 여기에서 주로 강조되는 것이 전략입니다.

그에 비해 조직은 다릅니다. 일단 정보 보유 주체와 커뮤니케이션 주체가 다릅니다. 정보는 다른 부서들이 정확하게 알고 있는 반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홍보실이나 대관부서 경우에는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 취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속함에 있어 장애가 존재할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조직 단위에서는 전략은 물론 그에 더해 ‘시스템(체계)’이라는 것이 강조됩니다.

질문하셨을 때 그러셨죠. 대표님 연락이 잘 안된다고요. 맞습니다. 대형 위기나 이슈가 발생하면 대표이사를 비롯 주요 의사결정자들과 연락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단시간내에 압도적인 상황 보고가 상호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그와 동시에 의사결정자간의 통화가 폭발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문제 발생 시 전화를 들고 있는 시간, 기다리는 시간, 다시 확인 연락해 보는 소득 없는 시간들을 어떻게 축소시키는 가도 바로 시스템에 대한 주제입니다.

일선에서 올라오는 부정확하고, 일부는 의도적으로 편집된 정보들은 종종 의사결정자의 발목을 잡습니다. 더구나 일단 의사결정자에게 올라온 정보는 현재의 정보가 아닙니다. 이미 현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은 신선하지 않은 정보입니다. 그에 기반해 대응 의사결정 하는 경우 무엇이 중요할까요? 더더욱 의사결정 소요 시간은 단축되고 단축되어야 합니다.

평시 의사결정이 느린 조직은 위기나 이슈 발생 시 절대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습니다. 평시 신속하게 의사결정 하던 조직도 문제가 발생하면 10배 이상 그 속도가 지체되기 마련입니다. 원래 느리던 조직은 더욱 더 느리게 움직이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이사부터 구성원 모두가 분 단위로 움직이며 의사결정 하는 훈련이나 경험이 없으니 이는 당연한 것입니다.

데드라인 문화가 없는 조직도 위기나 이슈 발생 시 제대로 된 대응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번에 데드라인을 넘기면 다음번에 맞추면 되지’ ‘의사결정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니 일단 간단한 대응만 먼저 하자’ ‘아무래도 의사결정 시간을 그때로 맞출 수 없으니, 이번 이슈나 위기는 그냥 넘겨보자’ 하는 패배주의적인 생각이 느린 의사결정 환경을 정당화하게 됩니다.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가 할 수 없는 가는 위기관리 시스템과 관련된 매우 의미 있는 리트머스입니다. 많은 위기관리 케이스에서 공히 신속한 대응을 가장 최초의 경쟁력으로 꼽습니다. 체계의 품질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