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종로직영점. 사진=bhc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프랜차이즈 외식 업계에서 매출액 3000억원 달성은 꿈의 숫자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 등록된 3600여 개 프랜차이즈 기업 중 외식 부문에서 3000억원 매출을 올린 기업은 채 10곳 미만, 즉 최상위 기업으로 발돋움 했다는 의미다.

대한민국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bhc 역시 외식업 매출 3000억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318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독자경영을 시작한 2013년 이래 6년만의 쾌거, 치킨 부문 매출 순위는 7~8위에서 2위로 수직 상승했다.

▲박현종 회장. 사진=bhc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음식은 ‘쉐프’가

bhc가 독자경영을 시작하던 2013년, 회사의 경영은 삼성전자 출신 전문경영인 박현종 회장이 맡았다. 프랜차이즈 업체 경영은 창업주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을 보면 가히 파격적인 인사였다.

독자경영과 함께 수장을 맡은 bhc 박현종 회장은 기존의 비합리적인 관행을 과감히 없애고 빠른결정, 투명한 경영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이뤄진 변화는 과감한 전산 시스템 투자,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를 정립이다. 의사결정 과정은 물론 모든 성과를 지표화했고, 객관적인 인사 시스템을 도입한다. 최고 경영자 중심이 아닌 부서 간 협업을 통해 효율적이고 스피드한 경영이 가능해졌다. 적지 않은 프랜차이즈들이 하고 있는 가족경영과는 다른 체계다.  

별도의 자회사 없이 하나의 독립적인 법인으로 운영되는 것도 특징이다. 이로 인해 투명한 자금 집행이 가능하고, 보다 전문적인 경영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다.

▲ 뿌링클. 사진=bhc

핵심역량은 R&D…내놓는 신메뉴는 언제나 '돌풍'

'3400만 개, 5780억원, 3만4천 톤'

이 숫자는 국민치킨으로 등극한 bhc치킨의 대표 메뉴인 뿌링클을 대표하는 단어들이다.

지난해 출시 5주년을 맞은 뿌링클의 누적 매출을 분석한 결과 누적 판매량이 3400만 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소비자가격으로 환산하면 5780억 원에 이른다. 소비된 치킨 양만 3만4000톤으로 이를 1톤 차량에 담아 길게 세우면 서울에서 대전까지 세우고도 남는다.

bhc는 매년 '신메뉴 2개 출시'라는 가맹점과의 약속을 지켜오고 있다. 뿌링클은 그 약속의 증명이었고, 지난 2014년 11월 3일 출시되었다. 당시 생소했던 치즈 시즈닝을 치킨에 입혀 달콤새콤 한 소스에 찍어 먹는 새로운 개념의 치킨으로 선보여 10~20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뿌링클 개발 업무를 총괄한 bhc치킨 김충현 연구소장은 “뿌링클의 경우 출시 이후 보름 만에 당시 1등 메뉴였던 후라이드치킨을 뛰어넘는 매출을 보여 모두들 빅 히트 메뉴의 탄생을 직감했다”라며 “출시 전 소비자 테스트를 진행하여 의견을 적극 반영하였으며, 두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찍어 먹는 치즈딥소스를 추가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라고 성공 요인을 꼽았다.

뿌링클의 성공신화는 현재 진행형에 있다. 스테디셀러 메뉴로서 지속적인 인기는 물론 뿌링치즈볼, 뿌링감자, 뿌링소떡, 뿌링핫도그 등 다양한 사이드 메뉴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메뉴의 성공신화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그 주인공은 두 자릿수의 매출 비중을 보인 사이드 메뉴다. 2018년 여름에는 bhc치킨의 '달콤바삭 치즈볼'이 올랐고, 이후 사이드 메뉴 6종이 추가 출시됐다. 이 인기에 치전부리(치킨+주전부리)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bhc치킨의 사이드 메뉴는 매출 구성비 1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 임금옥 대표. 사진=bhc

‘상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

bhc치킨의 경영철학에는 전문경영과 투명경영 외에 또 다른 중요한 가치가 있다. 바로 상생경영이다. 이를 위해 bhc는 삼성 출신 임금옥 대표를 2017년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한다. 성공 DNA를 이식해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한 영입이었다.

임 대표는 상생경영의 근간을 소통에 방점을 두고 가맹점과의 소통 강화를 강조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이를 위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신바람 광장’ 채널을 운영해 매장에서의 어려움 해소에 적극 나섰다.

신바람 광장을 통해 다양한 문제점들이 개선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기존 10단계의 조리과정을 R&D를 통해 3단계를 줄인 사례는 업계에서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가맹점의 e쿠폰 정산 시스템도 대폭 개선되었다. 업계 관행이던 최대 55일 걸렸던 결제를 소비자가 실질적인 구매가 이루어지면 3일 이내로 결제해 가맹점이 갖는 부담감을 줄였다. 이는 bhc치킨이 먼저 가맹점에 선 지급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지난 2018년에는 가맹점과의 상생 실천을 위해 30억 원 규모의 상생 지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지원금은 가맹점 시설 보수, 집기 구매 등 각 가맹점마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액 현금으로 지원했다.

▲bhc치킨 연도별 매출 현황. 사진=bhc

2013년 대비 가맹점 연 매출 3배↑…가맹점은 싱글벙글

bhc치킨의 놀라운 성장은 다른 지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가맹점 수는 2013년 정규 매장 700여개에서 지난해 1450여개로 급증했다. 6년만에 750여개가 늘어난 것이다. 가맹점 연평균 매출 또한 2013년 1억4000만원에서 2019년에는 4억60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가맹점 연평균 매출 증가율(228%)이 가맹점 수 증가율(107%)을 압도하고 있어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폭발적인 매장의 증가는 bhc치킨의 성공신화로 창업시장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다. 뿌링클이라는 빅 히트 제품과 다양한 지원 정책 그리고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카페형 매장에 대한 강점 등이 가맹점 증가의 주요 요인이다.

특히 카페형 매장은 모던하면서도 깔끔한 인테리어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치맥을 즐기는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2030세대들에게 더욱 인기가 있어 치킨 소비층을 젊은 세대로 확산하는 전초기지로 자리 잡고 있다. bhc치킨의 카페형 매장인 ‘비어존’은 현재 전체 매장 중 40%가 넘는다.

주목할 부분은 단순한 매장 수 증가가 아닌 매장의 실질적인 성장이다. bhc의 가맹점 평균 매출 4억6000만원은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업계 평균 매출 보다 2.7배 높은 수치다.

서울에서 제주까지…과감한 물류 인프라투자

bhc의 강점은 완비된 물류망에서도 나온다. bhc는 전국에 8개 물류거점, 100여 대의 배송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아웃소싱이 아닌 자체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직접 컨트롤을 통한 물류 로스 최소화,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치킨업계에서 이처럼 전국 단위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는 bhc치킨을 포함해 2곳 뿐이다.

2016년에는 60억 원을 투자해 경기도 이천에 최신식 설비를 갖춘 푸드 공장을 신규 건설하여 위생, 품질, 생산성, 근무환경 등을 과감히 개선했다. 신규 푸드 공장은 연간 생산능력이 약 9,800여 톤으로 bhc 치킨 외 bhc가 운영하는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등 외식 브랜드에 다양한 식자재를 신선하고 안전하게 공급하고 있다. 

종합 외식 기업으로 도약

bhc 그룹은 치킨 사업에서 머물지 않고 직영점인 창고43과 가맹점인 큰맘할매순대국, 그램그램으로 사업영역을 성공적으로 확대했다. 국내 2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4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였다. bhc 그룹은 2020년 5300억 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탄탄한 중견기업이다.

창고43은 프리미엄 한우 전문점으로 100%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연 매출 430억 원을 달성하였고 매년 크게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어 프랜차이즈 회사가 보기 드물게 성공적인 직영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bhc는 현재도 다른 품목의 사업 확대를 위해 기획 중이며 bhc의 성공 신화를 모든 사업에 접목하여 새로운 성공신화를 써 내려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