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부터 아비드봇(Avidbots)이 개발한 로봇 네오(Neo)가 신시내티/북켄터키 국제공항의 청소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출처= Cincinnati/Northern Kentucky International Airpor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전 세계적으로 수 많은 엔지니어, 과학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담대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로봇 군단을 구축하고 있다. 바로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임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선으로 표면을 청소하는 램프가 달린 로봇, 연중무휴 24시간 바닥 소독을 하면서 인간과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완전 자율 로봇, 열이 있는 사람을 찾아내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을 단속하는 로봇, 심지어 야외 공간에 소독제를 뿌리는 로봇까지 등장했다(과학자들은 야외 공간에 소독제를 부리는 것은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이러한 로봇들이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환경에 사람보다 먼저 들어가서 선제 작업을 함으로써 환자와 의료진, 그리고 최전방에서 일하는 청소 요원들의 감염을 예방해 준다는 것이다.

신시내티/북켄터키 국제공항은 코로나 확산으로 탑승객들이 거의 없지만 올해 초부터 자동 로봇이 하루 종일 터미널을 순찰하고 있다. 아비드봇(Avidbots)이 개발한 로봇 네오(Neo)는 완전히 적재되면 무게가 1050파운드(480kg)나 나가지만, 인공지능과 카메라와 여러 센서들이 장착되어 있어 사람들 사이에서 안전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다.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인 싱가포르의 창이공항(Changi)에 20대의 네오가 활약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신시내티/북켄터키 국제공항이 처음이다.

네오는 공항 바닥을 청소하고 소독 일까지 수행한다. 안에는 두 개의 탱크가 있는데 한 탱크에는 세균을 죽이는 소독약이 들어있고 다른 탱크는 바닥을 소독한 소독약을 흡입해 저장했다가 나중에 폐기한다.

▲ 크루저(Cruzr) 로봇은 발열이 있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는 사람을 찾아낸다.     출처= UBTech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UB테크 로보틱스(UBTech Robotics)는 우한에서 코로나가 발병하자 코로나와의 싸움을 위해 기존 로봇의 일부를 개조하는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하나는, 아트리스(Atris)라는 옥외용 보안 로봇으로, 기술자들은 공공장소에 소독제를 뿌리는 시스템을 이 로봇에 부착했다. 이 방식은 이후 중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일반적인 소독 방식이 되었다. UB테크는 또 고강도 단파장 자외선(UVC)을 사용해 실내를 소독하는 로봇도 선보였다. UVC는 표면에 있는 미생물뿐 아니라 공기 중의 미생물까지 살균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접촉 및 비말 감염으로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공기 감염을 의심하고 있는데, 만일 그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UVC가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벤처캐피털 회사 GGV캐피털(GGV Capital)의 15년 베테랑이자 아비드봇의 투자자이기도 한 제니 리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로봇과 자동화 산업에 대한 관심이 재삼 높아졌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중국의 많은 로봇 회사들은 보통 사무실을 순찰하거나 실내에서 물건을 나르도록 만들었던 범용 로봇을, 사람들의 체온을 감지하기 위한 센서를 장착하고 병원을 순찰하거나 UV 램프를 장착해 실내 소독에 나서는 일을 하도록 빠르게 개조했다.

UB테크는 소독약 살포 로봇 외에도, 열 카메라를 장착해 발열이 있는 사람을 탐지하는 크루저(Cruzr)와 아임봇(Aimbot) 이라는 기업형 로봇 두 종류를 선보였다. 이 로봇들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객체 인식 알고리즘도 가지고 있다.

UB테크의 존 리 전무는 지난 두 달 동안에 빠르게 벌어진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세계적 확산은, 전세계가 이에 대해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 커브(확산 속도)를 평탄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공공 기관과 민간 기관들은 경계심을 갖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감염 속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장기적으로 취해야 할 것이라는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