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진대학교 교정에서 정현숙 교수 <사진:권동철>

정현숙의 작업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지각작용(知覺作用)과 관련된 것이다. 빛을 매개로 인간은 사물을 어떻게 지각하는가, 그리고 그것은 어떤 심리적 효과를 낳는가, 형태(figure)와 바탕(ground)은 어떤 관계에 있는가, 등등의 다양한 질문들이 나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현숙의 작품은 형태심리학(Gestalt psychology)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실제 바자렐리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것도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진출과 후퇴 등 형태심리학의 전범(典範)이 되는 형태를 지닌 작품들도 다수가 있다.

▲ Before and After, 145×145㎝ Acrylic, Mother of Pearl on Canvas, 2019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리좀적(rhyzomatic) 형태를 지닌 것으로 캔버스의 검은 바탕 위에 만들어진 원형의 이 작품은 어지럽게 얽힌 식물의 뿌리를 연상시키는 한 폭의 추상화이다. 이 엄정한 기하학 또는 예측 불가능한 리좀적 세계에 나비나 그릇, 꽃과 같은 구상적 요소들이 첨가됨으로써 지성적(intellectual) 성격을 잠시 흐린 적이 있다.

그러나 정현숙(크리스털&자개 단색추상화가,서양화가 정현숙,Dansaek abstract art of crystal and Mother of Pearl,JEONG HYUN SOOK,미니멀컬러 아티스트 정현숙,Minimal Color Artist JEONG HYUN SOOK,정현숙 교수)은 단색조의 미니멀한 세계로 방향을 바꿔 그 무한한 적요(寂寥)의 세계로 점차 빠져들고 있다. 이에 대한 분석과 비평적 해석에는 작품의 추이를 지켜본 뒤 얼마 동안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윤진섭 미술평론가/Yoon Jin Sup, Art Cri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