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 GSK로부터 2억 5000만달러 투자 받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위해 다각도 협력

자회사 및 기존 CMO 계약 실적 향상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증설 가능성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로부터 코로나19 임상 및 상업화용 치료제 생산을 수주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제3공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일 공장 기준 글로벌 최대 캐파를 나타내는 제3공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위탁생산(CMO)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주목을 받고 있는 미국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와 4400억원 규모 CMO 확정의향서를 체결했다. 비어는 글로벌 제약사 GSK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과 관련해 2억 5000만달러를 투자받기로 한 기업이다.

비어는 3~5개월내에 코로나19 임상 2상에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및 상업화용 의약품 생산을 담당해 이를 2021년부터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규모 계약 및 기존 CMO 사업 호조,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 호조 등으로 실적을 탄탄하게 다진 삼성바이오로직가 4공장 증설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400억원 규모 코로나19 치료제 확정의향 계약 체결

10일 제약바이오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계 제약사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계약금액 약 4400억원(3억 6000만달러)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과 관련해 확정의향서(Binding LOI)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6년 상장한 후 단일공시 원화 기준 최대 계약금액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기술이전을 받기 시작해 2021년부터 3공장에서 비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임상 및 상업화용 치료제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CMO사업의 주요 공정은 기술이전, 안정성 테스트, 생산 과정 준수 등이 필요하다.

▲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 주요 공정.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선 고객사인 비어가 개발한 오리지널 생산 프로세스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정에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도록 공정 간의 차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후 수 차례 걸쳐 시범 생산을 진행해 생산 안정성을 확인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의약품 위탁생산 과정은 각 국가의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GMP) 기준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비어의 코로나19 신약 후보물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가속화 절차(Fast Track)로 승인됨에 따라 대규모 생산 역량을 갖추고 안정적으로 공급이 가능한 파트너가 필요했기이에 이번 파트너십이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비어, GSK로부터 2억 5000만달러 투자 받고 ‘협력’

비어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중국 우시바이로로직스 및 바이오젠 등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업은 항체 플랫폼 기술에 기반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비어가 주목을 받는 이유로는 글로벌 제약사 GSK와의 코로나19 치료제 공동개발하는 점이 꼽힌다. 이 기업은 GSK로부터 2억 5000만달러 규모 투자를 받을 예정이다.

▲ 비어는 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 SARS)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 단일 클론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항체 플랫폼 기술을 통해 약 30여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

비어의 항체 플랫폼은 직접적인 병원체 중화 및 면역계 자극을 통해 바이러스를 치료 하거나 예방할 가능성이 있는 희귀 항체를 식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해당 플랫폼은 에볼라 바이러스, B형 간염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A 등에 대한 항체를 만들고 식별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GSK 최고과학책임자(CT) 할 배런 연구개발(R&D) 사장은 “비어의 고유한 항체 플랫폼은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법으로 항체를 식별하고 만드는데 성공했다”면서 “면역학 과정에 중점을 둔 R&D 접근과 매우 보완적”이라고 설명했다.

비어와 GSK의 목표는 ‘VIR-7831’ 및 ‘VIR-7832’에 의해 식별된 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 SARS)에 높은 친화성을 나타내는 특정 항체 후보물질의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이 물질은 코로나19를 중화시키는 데 매우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어 관계자는 “향후 3~5개월내에 임상 2상에 본격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향상 전망…4공장 설립하나

업계 일각에서는 대규모 생산 계약 체결 및 기존 제품 공급계약 확대 가능성,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 고성장 등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초 제시한 4공장 설립 계획이 가시화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오는 2022년 3공장 가동률이 거의 차게 될 때를 대비해서 4공장을 언제, 어떻게 지을지 등에 대해 올해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구완성 애널리스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비어와 코로나19 치료용 항체 4400억원 규모 공급계약 체결을 공시했다”면서 “다른 미국 파트너사 사이토다인 또한 기존 CMO 품목인 에이즈치료제 ‘레론리맙’도 조만간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착수할 예정이다. 사이토다인의 공급계약 규모 또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 공장 현황.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설명에 따르면 리제네론의 ‘케브라자’, 로슈의 ‘악템라’ 등 항체 의약품이 모두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이 진행 중이다. 구완성 애널리스트는 “마스크, 진단시약에 이어 바이오CMO 산업 또한 코로나19 수혜로 주목 받을 시기가 왔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상반기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SB3’을 미국에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미국과 유럽에 각각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SB8’을 런칭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애널리스트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실적 고성장 지속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 기준 3공장 수주는 약 35% 확보됐다. 올해 연말까지 60% 수준의 가동물량 확보가 목표다”면서 “지난 3월 20일 정기주총에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4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4공장 증설 가시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