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출처= 르노삼성자동차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작년 경영 효율화를 도모함으로써 흑자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경제 불확실성으로 지속 침체돼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함에 따라 올해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전년대비 확장된 신차 라인업과 함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앞세워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가는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작년 매출액 4조6777억원, 영업이익 211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작년 영업실적은 2018년 5조5990억원, 3541억원에 비해 16.5%, 40.4%씩 감소했지만 2012년 영업손실 1721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3년부터 작년까지 7년째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2강’ 외에 르노삼성차와 함께 ‘3중’을 구성하는 쌍용자동차와 한국지엠이 각사 한 해(2013년·2016년)씩 제외한 모든 해 적자를 낸 것과 대조된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영업실적은 10일 현재 공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르노삼성차가 올해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까. 국내 자동차 업계나 증권·금융업계에선 현재 비상장사인 르노삼성차 단일 기업을 컨설팅하거나 실적을 전망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학계 일각에선 르노삼성차가 앞으로 급변하는 시장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기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아시아문화학술원(인문사회21)에 게재된 논문 ‘자동차 기업의 정태적 효율성과 동태적 생산성 평가’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국산차 5사 가운데 ‘정태적 효율성’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꼽혔다. 정태적 효율성은 특정 시점에서 각 업체가 당시 보유한 자원으로 얼마나 높은 사업 효율을 이끌어 냈는지를 보여주는 개념이다.

해당 논문에는 2014~2018년 국산차 업체별 자산, 종업원 수 등 두 항목을 토대로 업체별 자원(투입 변수) 규모가 매겨졌다. 또 해당 자원 규모를 각사의 매출액, 당기순이익 등 실적과 대조해 사업 효율을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자산·종업원 규모 대비 성과의 5년 간 평균치가 높은 기업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한국지엠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르노삼성차가 연구개발(R&D), 생산 등 분야별 인프라나 투자 활동의 규모에 비해 제품 판매수익을 향상시키고 비용을 절감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부가가치를 지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닛산 로그로 한국을 초월해 해외 시장에 적극 공급한 점이 유효한 모양새다.

반면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분석된 기업별 생산성 추이(동태적 생산성)에서는 현대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기아차, 쌍용차 등 순으로 큰 하락폭을 보였다. 중간 순위를 차지한 르노삼성차의 5년 간 분야별 생산성을 살펴볼 때 임직원 교육, 비용구조, 설비 가동률 등 분야에서 정체된 추이를 보였고 신제품, 생산공정 개선, 경영기법 등 분야에선 하락했다.

르노삼성차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유·무형 자산의 역량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가운데 신차 라인업이나 제조기술 개선, 경영 기조 등 분야를 쇄신해야 할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논문의 저자인 김현정 순천대 경영학전공 교수는 “르노삼성차의 해당 기간 생산성 지표를 살펴볼 때 (생산성 하락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기술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신차 6종을 출시하고 CEO를 교체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출시된 준중형급 쿠페형 SUV ‘XM3’와 상용 밴 부분변경모델 ‘뉴 르노 마스터’ 시리즈 등 2종을 비롯해 소형 SUV ‘QM3’의 후속 모델 캡처를 올 상반기 신차 라인업으로 구성했다.

하반기에는 중형 세단·SUV인 SM6·QM6 각 모델의 부분변경모델과 소형 해치백 전기차 ‘조에’ 등 3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작년 기존 라인업에 LPG 엔진을 탑재한 버전을 추가하는데 그친 데 비하면 확장된 라인업이다.

▲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출처= 르노삼성자동차

현재 르노삼성차를 이끌고 있는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의 임기가 10월 끝나는 점은 르노삼성차에 사업적 국면 전환의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뇨라 사장은 2017년 11월 박동훈 사장에 이어 부임했다. 그룹 ‘재무통’으로 꼽힌 시뇨라 사장은 그간 임기 동안 QM6 가솔린 모델, LPG 라인업, XM3 등 신차를 흥행시키고 경영 실적 측면에서 선전했다. 반면 노사 분규 재점화로 후속 수출 모델의 물량을 배정받는 과정 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한국 사업장 철수설이 발생하는 등 사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르노삼성차는 CEO 신규 선임 건에 있어선 르노-닛산 그룹의 결정에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경영 쇄신이 필요하다는 외부 분석을 토대로 볼 때, CEO 교체는 르노삼성차의 경영 기조에 신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양호한 경영실적을 내기 위해 경쟁력 있는 완성차 제품을 앞세우고 후속 수출 모델 물량을 다수 확보하는데 주안점을 둔다는 입장을 밝혔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흑자 달성 여부에 방점을 맞춰 기업 성과를 평가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본다”며 “르노삼성차는 올해 완성차 라인업의 상품성을 개선하고 수출 물량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