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들이 9일 오후 2시(한국시간 9일 오후 11시) 감산을 위한 협의에 나서는 가운데, 시장은 일단 감산에 따른 국제유가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각각 배럴당 20달러 중반, 30달러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사우디가 소집한 이번 회의를 통해 큰 틀에서의 감산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1000만에서 1500만배럴 감산에 돌입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OPEC 의장인 모하메드 알캅 알제리 석유장관이 이미 언론을 통해 회의 결과를 낙관한다는 메시지를 내놨기 때문이다.

자국 셰일가스 업체들의 파국을 막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연일 국제유가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기에 미국 하원 공화당 의원 48명은 증산 경쟁에 돌입했던 사우디를 겨냥해 현지 주둔 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총력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향해서는 OPEC 플러스 회의가 제대로 된 결과를 창출하지 못할 경우 ‘상당한 수준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현 상황에서 OPEC 플러스에서 감산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은 국제유가 시장의 불안함이 여전하다는 쪽이 중론이다. 계획대로 감산이 이뤄져도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원유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황을 반전시킬 정도는 아닌데다, 러시아가 감산에 돌입해도 하루 160만 배럴 수준일 가능성이 높아, 역시 실효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감산에 들어가고 있지 않다. 물론 미국은 이미 자체적으로 감산에 나서고 있다 주장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의 경우 국영기업이 아닌 민영기업 체제기 때문에 정부가 감산을 강제할 수 없다는 점도 미묘한 대목이다. 그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OPEC 플러스 회의가 감산을 결정해도 국제유가는 제한적으로 상승한 후 다시 하락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물론 감산 협상이 결렬되면 일각의 경고대로 배럴당 10달러라는 최악의 저유가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