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일 서초구 소방학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검체 채취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고위험군에 적용하기 위해 최대 10명의 감염 여부를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 방식을 도입한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코로나19 진단 검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사람의 검체를 한 번에 검사하는 '취합 검사법(Pooling)' 프로토콜을 마련했다고 9일 밝혔다.

취합 검사법은 여러 명의 검체를 취합해 1개의 검체로 만들어 검사하고, 양성 반응이 나오면 다시 남은 검체를 개별 재검사 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증상이 없어도 예방을 위해 주기적 검사가 요구되는, 요양시설 입소자 등 감염 고위험군 대상으로 유용히 적용할 수 있다.

질본에 따르면, 취합 검사법 프로토콜은 대한진단검사의학회와 협업해 650회 평가를 거친 후 국내 실험실 환경에 맞도록 제작됐다. 또, 이 프로토콜을 적용하면 검체 10개를 혼합해도 민감도가 개별 검체의 96% 이상 수준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취합 검사법은 코로나19 감염 위험군의 발병 감시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확진 여부를 진단하는 데 쓰이진 않을 방침이다. 기침과 발열 등 코로나19의 대표적 증상이 발현해 확진 가능성이 높은 유증상자들의 진료엔 적용되지 않는단 이야기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취합 검사법에 대해 "무증상이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 대해 질병 감시 목적으로만 쓸 것이므로 정확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드러나지 않은 지역사회 감염자를 발견 가능해 코로나19 예방에 더욱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취합 검사법은 미국의학회지(JAMA)에도 소개되는 등 코로나19 검사의 신속·대규모 수행을 고민하는 여러 국가들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