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CJ대한통운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국내 택배기업들의 유연한 대응으로 우리나라에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과 다르게 코로나19 공포로 인한 사재기나 생필품 부족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 실제 데이터로 증명됐다.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1위 기업 CJ대한통운은 코로나19 확산 시기 자사 택배를 통해 배송된 상품 1억8000만건을 분석했다. CJ대한통운은 자사 택배 송장 정보를 바탕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2월1주~3월2주(2월1일~3월14일) 1억8000만건에 해당하는 물품 데이터 분석 결과를 9일 발표했다. 

그 결과 생수와 라면 등 비상물품에 대한 ‘사재기성 주문’이 3일(2월 21~23일)간 ‘잠시’ 진행됐으나 관련 물품이 안정적으로 배송되기 시작한 이후 주문량이 줄어들면서 안정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의 택배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31번 확진자가 발표된 2월 18일 이후 온라인 주문량이 크게 늘었다. 31번 확진자 발생 직후 코로나19의 장기화 불안감이 투영된 2월 4주(23~29일)에 생수, 라면, 통조림 등 비상물품 주문량은 직전 주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주말 물량이 통상 월요일에 송장 정보로 등록되는 점을 감안하면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첫 주말인 2월 21~23일 주문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통조림은 2월 3주(16~22일) 4만 건에서 4주 14만 건으로 3배, 라면은 12만 건에서 31만 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박스 단위로 배송되는 택배 특성에 비추어 볼 때 통조림이 박스당 통상 24개~36개, 라면은 박스당 보통 30개로 최소 280만 개의 통조림과 930만개의 라면이 배송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출처= CJ대한통운

그런가하면 공연과 전시 중단으로 문화생활을 누리지 못한 소비자들이 늘면서 도서, 음반 분야 배송 물량은 2월 4주 170만건으로 직전 주 대비 13% 증가했다. 보통 도서, 음반의 경우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 1~2주에 크게 늘지만 올해 1주가 앞당겨진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택배를 기준으로 전체 물량은 3월 1주가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인된 2월4주에는 전주 대비 22% 증가한 3200만개를 기록했고,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3월 1주에는 3300만개까지 늘어나면서 주간 물동량의 정점을 찍었다. 3월 2주에는 전주 대비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일일 택배 처리량은 3월 2일 960만건으로 국내에서 택배 서비스가 개시된 이후 단일 기업 사상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택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직접 확인하면서 택배를 생활기간산업으로 인식하는 국민들도 늘어나고 있다”라면서 “택배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물류 빅데이터 정보로 세밀한 트렌드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