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이란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공식 통계치보다 8배 많은 5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란 코로나바이러스 국가대책본부에 참여한 전염병학 전문의 하미드 수리 박사는 7일(현지시간) 국영 IRNA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란에서는 무증상이거나 경증 의심 환자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지 않는다"면서 "실제 감염자 수는 50만명 가량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 정부가 감염자 수를 축소한 게 아니라 진단 검사 정책을 소극적으로 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란의 경우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심해진 사람들이 알아서 병원을 방문해 진단 검사를 받길 기다리는 수동적 시스템이다.

이란 보건당국이 발표한 코로나19 누적 검사량은 약 21만건으로, 인구 100만명당 2514건이다. 한국의 경우 인구 100만명당 9301건으로, 이란과 비교해 4배 가까이 많다. 

수리 박사는 "코로나19 사태에서 각국을 통해 얻은 교훈은 신속하고 공격적인 대응이 필요하단 건데, 이란은 유감스럽게도 절반 정도 따라가는 듯하다"면서 한국을 코로나19 대응의 좋은 예시로 언급했다.

그는 "하루 코로나19 검사량이 2만건에 이르는 한국은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축적해 감염자 수를 정확히 집계 가능하다"며 "한국처럼 적극적 검사를 통해 믿을 만한 통계를 확보하고, 확진자를 적극 찾아 나서 광범위한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리 박사는 이란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진단하면서 "보건당국의 체온 측정식 검사만으론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란 보건당국에 따르면 7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2089명 증가한 6만2589명이다. 사망자는 133명 늘어나 3872명으로 집계됐다.

이란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8일 연속 감소세다. 일일 사망자 증가폭은 지난 5일부터 사흘째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