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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지난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재무건전성 부분에서 우려되고 있다. 상장사들은 현금성자산이 감소하고 차입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했으며, 이 같은 상황이 3년 연속 지속된 한계기업의 수는 지난 2017년 이후 2배 늘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9일 코스피 상장기업 685개사의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분석을 통해, 업황 부진으로 인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상장기업 685개사의 현금성자산은 2018년 142조원에서 지난해 131조7000억원으로 10조3000억원 감소했다. 355개사(51.8%)의 현금성자산이 줄면서 전체 상장기업 현금성자산은 2년 연속 줄었고, 전년도 대비 감소폭도 커졌다. 또 현금자산비율도 2016년 9.3%에서 지난해 7.6%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한경연은 상장기업 현금성자산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102조6000억원으로 전년(137조7000억원) 대비 25.5% 감소했으며, 최근 5개년도 중 가장 적은 금액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줄어든 313개 기업 중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33개로 전체 상장사의 19.4%를 차지했다.

반면 기업들의 순차입금은 증가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71조2000억원에서 236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4% 증가했다. 한경연은 차입금이 증가하는데 반해 현금유입이 줄어들어 기업들의 재무부담이 가중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 기업은 143개로, 상장기업 5개 중 1곳(20.9%)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기업수로 꾸준히 증가했다. 또한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부실기업인 한계기업은 2017년 28개에서 지난해 57개로 2배가 늘어났다.

한경연은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이유가 기업들의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해 수익성이 줄어든 탓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상장기업 매출이 1190조3000억원에서 1151조8000억원으로 3.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11조3000억원에서 55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1% 감소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도 2018년 9.4%에서 지난해 4.8%로 절반 가량 줄었다.

지난해 상장기업이 보유한 평균 재고자산은 99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한경연은 지난해 재고자산 증가가 팔리지 않아 쌓인 악성 재고이며, 영업부진과 함께 기업 현금보유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11.5회로 2017년 14.3회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또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평균일수는 2017년 25.5일에서 지난해 31.7일로 늘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인해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존립의 기로에 서있는 기업들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