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폭락...장중 미국증시 변동성 높여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소폭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는지를 놓고 엇갈린 평가에 등락을 거듭했고, 유가급락으로 장 막판 결국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13포인트(0.12%) 하락한 22,653.8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4.27포인트(0.16%) 하락한 2659.4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5.98포인트(0.33%) 떨어진 7887.26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국제유가 흐름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주요 지수는 장초반 3%대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 등 집중 발병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발생 숫자가 다소 줄어드는 조짐을 보이자,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는 기대가 부상한 탓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미국 경제의 일부분을 재개하는 것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경제 재개 기대감이 확대되며 오전 중 5%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일부를 어떻게 다시 열 수 있을지에 고려하고 있다"며 "뉴욕과 달리 코로나19가 걱정되지 않는 다른 지역도 있다"고 설명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미 경제가 4~8주 사이에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뉴욕주의 사망자가 다시 늘어났다는 소식과 함께 낙폭을 줄이다 장 막판 하락 반전했다.

이날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전날 하루 뉴욕주에서 코로나19로 73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수다. 지난 4일 630명까지 치솟은 뒤 5일 594명, 6일 599명 등으로 사망자 증가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다시 크게 불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뉴욕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급속히 사그라들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2시25분 현재 미국 전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8만3256명, 사망자는 1만2021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5000명 이상이 뉴욕시를 포함한 뉴욕주에서 나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NEC(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제한된 경제활동을 4∼8주내 재개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제 유가가 재차 큰 폭으로 떨어진 점도 증시 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9.4%(2.45달러) 떨어진 23.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월물 WTI는 전날 8.0% 떨어졌다. 지난 2일 24.7%, 3일에는 11.9% 폭등했다가 이번 주 들어서는 폭락세로 돌아선 흐름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1.06달러(3.11%) 내린 33.0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의 산유량 전망치를 하루 1176만 배럴로 당초 전망치 대비 120만 배럴 내려잡았다. 이는 미국 산유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당초 시장이 기대한 220만 배럴에 크게 못 미친다.

이에 따라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이 감산 합의에 이르지 못할 공산이 커졌다. 그동안 사우디와 러시아는 미국이 원하는 하루 100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을 위해선 미국이 감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국제금값은 소폭 내렸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6%(10.20달러) 하락한 1.683.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 달러화도 약세였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74% 내린 99.94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