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4·15 총선에 나서는 지역구 후보자들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공약들이 이어진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규제 완화에서 무주택자 위한 공급 확대, 세부적으로는 1가구 1주택자들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원까지 각 후보자들의 공약들을 내다 볼 수 있다.

특히 서울 강남에 출마한 후보들은 1주택자와 장기보유자들의 세금 감면에 대한 부동산 정책 공약을 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완화 카드'가 강남 거주 고가주택 보유자들 중 1주택자들에게는 솔깃한 공약이 될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만 한정되고 지역별 차이가 있다고 내다봤다. 

▶ "억울한 과세다"...1가구 1주택 종부세 기준 완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을 통해 각 후보자들의 부동산 관련 공약을 살펴봤다. 특히 고가주택이 즐비한 서울 강남구 후보자들의 공약은 '보유세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곤 후보(서울 강남구갑)는 “집값 안정도 좋지만 억울한 과세는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투기목적 없는 1가구 1주택 실수요자 세금부담 완화와 60세 이상 고령자, 장기보유자의 종부세 공제율 확대를 강구할 것이라고 공약을 내세웠다. 

▲ 개포주공5단지(오른쪽). 출처 = 네이버 거리뷰

서울 강남권에 사는 '실수요자'에 대한 보유세 완화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나왔다. 그러나 ‘투기와의 싸움’을 내건 후보자들의 공약도 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후보(강남구을)는 세금 완화와 더불어 고가주택 기준 상향을 추진할 것을 내걸었고 재건축 규제완화와 활성화를 발표했다. 정의당 안숙현 후보(송파구을)는 “다주택자 중과세와 보유세 대폭 강화”로 투기근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현 여권에서 공시지가를 올린다거나 정권 정체성을 밝히고 있으나, 총선에서는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공약들을 내세우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부촌'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서도 보유세 완화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은 나왔다. 공인중개업을 하는 A씨는 찾아오는 고객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집을 팔라고 하면서도 팔 수도 없게 막아놨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공시지가 많이 올려서 세금 부담도 늘어났는데 집값이 빠지면 그 세금이 내려가는지 궁금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현재 종부세 기준이 9억원 이상이다"며 "서울에서 50%의 주택 보유자들이 종부세 대상자인데, 보유세 완화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데 도움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현재 의외로 강남권 거주자들 중 1주택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 보유세 완화 + 꾸준한 지역 개발 공약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에서도 부동산 보유세 완화 공약이 단연 눈에 띄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후보(성남시 분당구을)는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종부세 공제한도를 확대할 것이다"고 밝혔다. 용인시에서는 조정지역을 해제하겠다는 공약도 나왔다. 미래통합당 이원섭 후보(용인시을)는 기흥구를 조정지역에서 해제하겠다며 ‘제 값 받는 지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유권자들이 보유세 완화만을 보고 표를 행사하진 않을 것이다"며 "종부세도 서울 강남권이나 주요 지역에만 집중돼 있다. 지역 별로는 모르겠지만 종부세를 내지 않는 지역은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 교수는 "보유세 관련한 문제는 본래 소속 당들이 내세우는 기조가 아닌 이상 표심을 얻는데 도움이 될 것 같진 않다"고 설명했다. 

▲ 출처 = 네이버 거리뷰

경기나 인천 지역에서는 보유세 완화와 더불어 교통망 확충을 후보자들의 공약으로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후보(의왕시과천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의왕역 유치와 정부과천청사역 확정을 내세웠다. 이와 더불어 이 후보자는 과천 지역의 재건축 사업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세웠다. 

교통망 확충이 시급한 지역구 후보자들은 앞다퉈 교통 공약들을 내걸었다. 새 교통망 구축에 대한 기대가 큰 인천 연수구에서는 제2경인선과 송도역발KTX, 수인선~분당선 직접연결 등의 공약들이 이어졌다. 김포한강신도시 미래통합당 홍철호 후보(경기 김포시을)는 GTX구래마산역과 서울지하철 5호선 장기역 설치를 성공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총선이나 대선 때 지역개발 정책을 발표하는 건 표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보일 수 있다"며 "교통망 체계나 기반 시설 확충 등 관련 공약들은 정부 차원에서 투자재원 마련 방안이나 타당성 평가 관련해서 논의가 있고 나서 공약으로 나오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