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와 코로나19 사태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서울 도심권에 대한 선호 현상이 더욱 강해지는 모양새다. 도심권의 경우 수요가 꾸준한 만큼 부동산 침체기에도 하락폭이 비교적 적어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5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07% 상승해 지난주 상승률보다 0.04% 포인트 하락하며 상승폭이 둔화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난 1998년 ‘IMF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정도의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힐스테이트 동인 센트럴' 조감도. 출처=현대건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8월 국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933만원으로 하락 후 상승을 반복하다가 29개월만인 2011년 1월에서야 934만원으로 회복된 바 있다.

통계에서도 이런 과거의 학습효과 때문에 도심권의 안정적인 부동산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심권 부동산의 경우 교통, 학군, 상권 등 기본적인 주거환경이 우수하고 수요가 탄탄해 환금성이 우수하다는 인식이 높다.

도심 아파트는 비도심 아파트보다 가격 안정성도 높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2월 대비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상승률은 강남구(4.96%포인트), 송파구(4.85%포인트), 양천구(3.58%포인트), 마포구(3.20%포인트), 서초구(3.06%포인트), 영등포구(2.67%포인트), 동작구(2.65%포인트)가 서울 평균 상승률(2.48%포인트)을 웃돌았다. 반면 서울 외곽에 속하는 도봉구는 1.25%포인트, 중랑구는 0.96%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지방에서도 도심권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구광역시의 경우 지난해 2월 대비 올해 2월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상승률을 비교하면 도심지로 꼽히는 중구가 4.39%포인트로 대구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외곽 지역인 달성군의 경우 1.44%포인트 하락했다. 대전광역시 역시 중구가 14.55%포인트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데 반해 외곽지역인 대덕구는 2.31%포인트 올랐다.

건설사의 도심 속 정비사업 선호현상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올해 전국에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단지는 임대 물량을 제외하고 총 36만774가구다. 이 중에서 기존의 노후한 도심지 등을 재개발·재건축하는 단지는 약 45.18%(16만3008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대 물량이다. 재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으로도 사상 최고인 수치다. 전년의 10만2182가구와 비교하면 약 59.53% 증가했다.

지방의 분양시장에서 도심 속 새 아파트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올해 1월 부산 동래구에서 분양한 ‘더샵 온천 해리티지’는 1순위 평균 26.6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신도시나 도시 외곽지역의 경우 개발 기간이 길고 가치를 검증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도심의 경우 입지를 이미 검증 받은데다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희소 가치도 높게 나타난다”면서 “최근 안정적인 투자가 중요해진 만큼 직장과 가깝고 인프라가 풍부한 도심 속 새 아파트를 눈 여겨보는 것도 내 집 마련의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