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최근 코로나 쇼크로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올해들어 밀물처럼 밀려드는 개인투자자의 자금 유입으로 거래대금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위탁 거래 수수료 대금 실적이 큰 폭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량이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거래를 압도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 거래대금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증권사로 새롭게 유입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증권계좌 개설이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직접 나서서 최근의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참여 부작용에 대한 주의를 촉구할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신규 계좌 개설과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어 증권사들의 위탁수수료 대금 또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증권시장 3월 거래대금 전년동기비 125.65% 증가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월 코스피 시장에서는 총 222조1279억원의 거래대금이 발생했다. 전년 동기 98조4399억원 대비 125.65%가 증가했다. 올 3월 일 평균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10조967억원이다. 지난해 3월 일 평균 거래대금 4조9219억원 보다 105.14% 늘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는 3월 전체 거래대금이 184조7027억원으로 전년 동기 89조3051억원 대비 106.82% 증가했다. 일 평균 거래대금은 올 3월 8조3956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4653억원보다 88.02%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제외)의 경우는 지난 2월 24일 30조원대에 들어섰으며, 한 달 뒤인 3월 24일에는 40조원대에 들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투자자예탁금은 47조6669억원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유가증권 기준 신용거래융자의 경우는 올해 2월 20일 4조6468억원까지 늘었으나 점점 줄어들며 지난 3월 27일 3조753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기존 투자자들의 거래 규모 증가가 아닌 신규 투자자들의 투입 증가다. 신용 거래가 줄고 현금 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신규 투자자의 유입이 늘은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증권사 3월 신규 계좌 개설 폭증, 대부분 100%이상 증가 

각 증권사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특히 올해 3월 신규 계좌 개설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주요 증권사들의 신규 계좌 개설 수를 들여다보면 키움증권의 경우 올해 1분기에 73만3000건의 신규 계좌가 개설되며,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신규 건수를 자랑했다.

NH투자증권도 올해 1분기에 47만 건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으며, 지난해 1분기 7만2000건 대비 552.78%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는 올해 1분기 29만7000여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으며, 지난해 1분기 11만5000여개 대비 158.26%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3월에만 20만여건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고,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 비대면 신규 계좌의 증가율은 200.24%라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지점에서만 올해 1만1000명이 신규 계좌를 개설했으며, 비대면 계좌 개설의 경우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25일까지 한 달간 10만 건이 넘었다고 알렸다.

이처럼 올 1분기에, 특히 3월에 신규 계좌 개설 건수가 증가하자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에 관심이 쏠린다.

▲ 2019년 주요 증권사 수탁수수료 현황. 출처=금융투자협회

수탁수수료, 지난해 꾸준히 증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는 지난해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신규 계좌 개설 건수가 가장 많은 키움증권은 지난해 1분기 수탁수수료로 529억3153만원을 거둬들였으며, 같은 해 4분기에는 1분기 대비 353.88% 증가한 2402억4772만원을 거둬들였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는 수탁수수료가 1분기 548억1886만원에서 4분기 2140억5433만원으로 290.48% 늘었다.

▲ 삼성증권의 2019년 수탁수수료 현황. 출처=금융투자협회

삼성증권은 지난해 수탁수수료가 1분기 713억6041만원에서 4분기 2786억1716만원으로 290.44% 증가했다.

▲ NH투자증권의 2019년 수탁수수료 현황. 출처=금융투자협회

NH투자증권도 지난해 1분기 683억9158만원에서 4분기 2663억8640만원으로 수탁수수료가 289.50% 늘었다.

▲ 미래에셋대우의 2019년 수탁수수료 현황. 출처=금융투자협회

미래에셋대우의 경우도 지난해 1분기 886억7901만원이었던 수탁수수료가 같은 해 4분기 3431억8121만원으로 286.99%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1분기 616억6634만원이었던 수탁수수료가 4분기에 2373억6804만원으로 284.92% 증가했다.

현재 올해 1분기 수탁수수료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그러나 신규 계좌 개설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코스피, 코스닥 모두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1분기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같은 추세로 급증세를 보일 전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 연구원은 "갈 곳 없던 시장의 부동자금이 주식으로 들어와 신규 계좌 개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저가에 들어와 1~2년 묵혀둘 생각인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