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리뷰DB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철강업계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업계 맏형인 포스코의 1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철광석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원가 부담은 높아진데다 코로나19로 수요가 크게 줄어 들어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만큼 포스코의 실적 반등 시점도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1분기 영업익 급감 예상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올해 1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6764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77% 줄어든 수치다. 

증권가 분위기도 의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포스코의 올해 1분기 영입익을 5800억원으로 전망했다. 보름도 되지 않아 전망치를 절반 가까이 낮춰 잡은 셈이다. 앞서 이 회사는 2월에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익을 1조1400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지난해 철강사들은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익 5576억원을 기록해 분기 10분기만에 영업익 1조원 돌파에 실패하기도 했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과 수요산업 침체로 수익성이 나빠진 영향이다. 지난해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사 브라질 발레의 브라질 관삼 댐 붕괴 탓에 감산을 선언하면서 철광석 가격은 수직상승했다. 

철광석 가격은 1월부터 꾸준히 올라 지난 5월, 5년 만에 톤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7월에는 120달러 선을 넘겼다. 8월 이후 조정 양상을 보였지만 평균적으로 90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철광석 가격이 톤당 60달러 수준일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높은 원가부담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 판매단가 하락도 철강사의 경영환경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전방산업이 침체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조선·자동차 등 납품업체들의 실적 부진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없었던 탓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애당초 올해 철강업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전세계 철강 수요가 18억900만톤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예상 성장률이 3.9%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올 1월 지난해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서도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저점 이후 가격이 반등하고 있으며 철강 가격 인상 추세에 맞춰 유통향을 중심으로 인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1분기 가격 저점을 형성하고 2분기에 본격적인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2분기부터는 어느 정도 시황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 가정, 이를 바탕으로 가격 상승과 실적 반등을 꾀한다는 구상이었다. 

코로나19로 생산 중단에 수요 둔화 ‘이중고’… “2분기 반등 어려워”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적 확산)은 실적 반등을 꿈꾸던 포스코의 발목을 잡았다. 해외 생산 중단에 이어 수요 둔화 조짐이 보이면서 상반기는 물론이고 올해 실적을 장담할 수 없게 되면서다. 

포스코는 현재 해외에 소재한 말레이시아,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가공센터와 이탈리아 스테인리스 가공공장 등이 일시 가동중단에 들어간 상황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각국 정부가 휴업 조치를 내린데 따른 것이다. 이들 공장들은 모두 지난달 말 혹은 이달 초까지만 가동중단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휴업을 연장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지정부 지시에 따라 현재 정상가동중에 있고,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 지역 가공센터는 4월 중순까지 가동 중단에 있다. 이탈리아 또한 당초 4월초에서 중순까지 중단이 연장된 상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공장 가동 중단이 심화되면서 침체 기미를 보이는 것도 악재다. 향후 철강의 수요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요가 급감하는 만큼 철강 제품 가격 인상도 어렵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자동차 강판, 선박용 후판 등의 가격 협상 명분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철광석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코로나19로 수요가 막힌 상황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포스코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83.16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90달러선을 유지하던 철광석 가격이 코로나19로 하락세로 접어든 형국이다. 철강 수요 대국인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발하자 수요가 대폭 감소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추가적으로 코로나19가 세계로 뻗어나가며 글로벌 철강 수요 감소 우려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이 또한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0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미국,일본, 동남아 등 주요 수요처에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2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 철광석의 80달러대 가격도 아직은 높은 수준이고 코로나19로 또다른 변수까지 감안해야하는 상황에서 철강사들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또한 “원자재가 싸게 들어오는 것은 호재지만 코로나19로 워낙 수요가 줄어 상쇄되지 않으면서 철강사들의 영업익이 크게 줄 것”이라며 “특히 포스코의 경우 자동차용 강판 등의 수출이 여의치 않아 단기간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