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스타항공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생존 절벽에 몰린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결국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항공업계 첫 대규모 정리해고 사례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전 근로자대표와 회의를 열고 300명 이상을 구조조정하기로 협의했다. 이는 이스타항공 전체 임직원의 5분의 1 이상으로, 당초 계획보다는 절반 정도 줄어든 규모다.

이스타항공의 임직원 수는 비정규직을 포함해 1680명으로, 정규직 기준 300명 이하 수준에서 정리해고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노사는 향후 자세한 구조조정 절차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애시당초 이스타항공은 보유 항공기 축소 등을 감안해 필요 인력이 930명 정도라고 판단하고 직원의 45%인 750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검토했다. 하지만 노사간 협의를 통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조정하면서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기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감축 인력 규모를 줄이는 대신 급여 조정 등 고통 분담 방안을 근로자대표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보유 중인 23대 항공 기 중 2대를 반납하고 8대에 대한 리스 계약도 종료해 곧 반납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달 말 수습 부기장 80여 명에게 이달 부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임직원 급여는 지난 2월 40%만 지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아예 지급하지 못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 운항을 멈추며  셧다운에 돌입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운항 중단, 일본 노선 감소 등으로 타격을 입은데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재무 사정이 나빠졌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산업은행의 운영자금 지원 대상에서도 배제되며 유동성 경색이 더 심각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2월 저비용항공사들에 최대 3000억원의 긴급융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은 자금지원 대출 심사에서 탈락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때문에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제주항공의 고민도 함께 깊어질 전망이다. 당시 제주항공은 자사 보유분(45대)에 23대를 추가해 총 68대의 항공기를 운영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이 기재를 반납하면 보유기가 58대로 줄어들게 된다. 운항 노선도 상당부분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항공사가 대규모 정리해고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항공기 축소와 무급휴직, 임금 반납에 이어 감원이 이어질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