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단기적으로 실적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게임 사용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코로나19 수혜는 길어진 겨울방학 특수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개학 일정에 따라 연간 기준 비교적 상쇄될 전망이다. 또한 게임사의 실적은 사회적 환경 변화보다는 개별 게임사의 경쟁력이 핵심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코로나 관련 이미지. 출처=이코노믹리뷰DB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7058억원, 영업이익 2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 254%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증가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신작 '리니지2M'이 견인했다. 미래에셋대우 보고서에 따르면 리니지2M은 1분기 일평균 41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미래에셋대우가 예상한 35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 매출액 5549억원, 영업이익 492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6%, 45% 증가한 수치다. 넷마블은 지난 3월 출시된 ‘A3: 스틸얼라이브’가 매출 톱5에서 순항하고 있고 같은달 글로벌 지역에 출시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또한 순항하고 있어 2분기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컴투스는 1분기 매출액 1154억원, 영업이익 31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 5% 증가한 수치다. 펄어비스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1336억원, 영업이익은 124% 증가한 40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주요 업체들의 호조에 코로나19 여파가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 확산에 따라 실내 활동이 늘며 게임 사용량이 늘어 결제도 덩달아 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내 활동 증가…성인 결제 위주 MMORPG는 영향 적어

▲ 모바일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그러나 이러한 분석이 모든 장르의 게임에 주요한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로 직접적인 매출 증가 효과를 본 게임은 주로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높은 캐주얼 · 대전 장르이며, 국내 게임 시장 매출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MMORPG 장르의 경우 그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복수의 증권가 연구원은 코로나19로 타 산업이 막심한 피해를 겪는 가운데 게임 업종은 이 같은 부정효과를 받지 않는다는 자체로 매력적인 종목이라면서도, 직접적 수혜를 받는 게임 장르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결국 실적 향방의 핵심은 개별 게임사들의 경쟁력이라는 의미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매출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는 파악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개별 기업들의 신작 흥행 수준과 글로벌 출시 성과 등이 1분기 실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 연구원은 “다만 타 산업 대비 부정적 영향 없다는 것만으로도 주가 흐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게임 업계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준 건 맞다”면서도 “사용자 수가 많은 모바일 캐주얼 게임 위주로 이익을 봤고 상대적으로 MMORPG 장르는 그 영향이 적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배틀그라운드의 사용자 수는 최근 크게 늘었다. 펍지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 스팀 버전은 지난 4일 기준 90만명을 기록했다. 전성기가 끝난 이후 동시접속자 100만명에 다시 한 번 근접한 것이다.

게임 산업은 전통적으로 학생들의 겨울 방학이 있고 환경인데다가 설날 등 민족 명절을 포함한 각종 기념일도 많은 1분기가 성수기로 꼽힌다. 게임 사용자 수가 크게 늘어나고 게임내 이벤트도 활성화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1분기는 본래 업계 성수기로 꼽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학생들의 개학 시기가 한 달 이상 늦춰지며 겨울방학 효과를 좀더 길게 누리게 됐다.

그러나 연간으로 보면 이러한 특수는 상쇄될 전망이다. 겨울 방학이 길어진 만큼 올해 여름 방학 기간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여서다. 대부분 학교의 여름 방학이 1주 내외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게임 업계의 여름 방학 특수 또한 축소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