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 출처=질병관리본부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 사태에서 진정한 영웅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각국의 전문가들이라면서 한국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을 집중 소개했다.

WSJ에 리더십 관련 글을 연재하는 샘 워커는 4일 ‘조용하지만 능력 있는 2인자들이 있어 감사하다(Thank god for calm, competent deputies)’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정은경 본부장을 집중 조명했다.

샘 워커는 WSJ 기자 출신으로 ‘캡틴 클래스(THE CAPTAIN CLASS) :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팀을 만든 리더의 7가지 숨은 힘’의 저자다.

워커는 “정 본부장이 1월 첫 브리핑 때 입었던 깔끔한 재킷은 투박한 재킷으로 대체됐고, 머리를 다듬지 않기 시작했다”면서 “정 본부장은 거의 자지 못하며 퇴근하지 않는다”고 칼럼을 시작했다.

워커는 “3주 전만 해도 정 본부장의 이름을 몰랐던 사람들은 SNS에 정 본부장의 건강을 걱정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유권자들이 선출한 카리스마 있는 정치 지도자보다 자기 분야의 전문가들이 진정한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칼럼에 따르면 불안한 한국인들에게는 그녀의 일관된 논리, 정확한 정보 분석, 침착한 대처 능력이 강력한 치료제가 됐다. 워커는 “정 본부장이 ‘바이러스가 한국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을 때 공황이 절정에 달했던 한국인들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믿었다”고 덧붙였다.

워커는 정 본부장 이외에도 미국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 제니 해리스 영국 보건부 차관 등도 모범 사례로 거론했다.

워커는 “아직 위기를 벗어난 국가는 없지만 나는 정 본부장이 승리의 노래를 부르는 걸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 본부장은 자신에 대해 말하는 걸 싫어하고 SNS를 피하며, 나를 포함한 모든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장에서 한 기자가 ‘몇 시간이나 자느냐’고 질문하자 정 본부장은 ‘1시간 이상은 잔다’고 짧게 말했다면서 칼럼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