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음압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상태를 체크하고 나오고 있다. 출처=서울대병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10대 남성이 인천공항 입국 전 다량의 해열제를 복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증상자였음에도 미국 출국 시 공항 검역은 물론 인천공항 검역대를 통과해 입국했다.

4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10번 확진자(18세, 남성, 동래구)가 인천공항으로 입국하기 전 수일에 걸쳐 다량의 해열제를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캔자스에서 유학 중이던 110번 확진자는 대학교 기숙사에 머물던 지난달 23일부터 발열과 근육통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났다.

해당 확진자는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다음날 새벽 미국 아메리칸 에어라인 비행기(AA 3761)로 시카고로 이동한 후 대항항공 항공편(KE 038)으로 갈아탔다.

해당 확진자는 비행기 탑승 전 해열제를 먹어 항공사 직원이 시행한 발열 체크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열제를 복용한 탓에 지난달 25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 때도 검역대를 무사통과했다.

이 확진자는 인천공항에 마중 나온 아버지 차를 타고 부산 자택까지 이동한 후 다음날 오전 보건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은 뒤 확진 판정을 받고 같은날 밤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26일 오전 1시께 부산 자택에 도착한 뒤 같은날 오전 9시 40분께 동래구 보건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은 것 외에는 외출하지 않아 귀국 후 부모 외 다른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시 방역 당국은 110번 확진자 부모만 밀접접촉자로 분류하고 진단검사를 진행했다. 부모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입국 전 의심증상이 이미 발생한 것으로 추가 파악됨에 따라 귀국 시 비용한 비행기에 함께 탑승한 승객에 대한 조사 등을 서두르고 있다.

시 방역 당국은 귀국시 이용한 대한항공 비행기에서만 20여 명의 접촉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하고, 자가격리 통보 등 후속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110번 확진자는 보건소 선별진료 때 스스로 해열제 복용 사실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10번 확진자는 수일에 걸쳐 해열제를 복용했으므로 정확하게 몇 알을 먹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