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 회사들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고객로부터 더 많은 주문을 받기 위해 고객 수수료를 할인해 준다고 주장한다.     출처= Pymnt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를 덮치는 동안 각 지역의 식당들이 도어대시(DoorDash)나 우버 이츠(Uber Eats)같은 음식 배달 회사에 대한 의존도를 높아지면서 배달 서비스 수수료에 대한 식당들의 불만이 다시 점화되었고 일부 식당들은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음식 배달 업체들이 성행한 지난 몇 년 동안 소규모 식당들은 최고 30%에 달하는 배달 수수료에 불만이 많았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손님이 없어 고통 받는 요즘 같은 시기엔 더욱 그렇다.

이에 따라 일부 식당들은 보다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소규모 배달업체와 거래하거나, 고객에게 직접 픽업하기를 권장하거나, 직원을 교육시켜 배달까지 겸하게 하는 등 배달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배달 업체들도 나름 할 말이 있다. 그럽 허브(Grubhub)나 포스트메이츠(Postmates) 같은 대형 배달 앱들은 코로나가 유행하는 동안 더 많은 주문을 받기 위해 수수료를 할인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배달 회사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이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식당 체인점들은 대개 강력한 협상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우버 이츠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를 주문 금액의 15%로 낮췄다.

그러나 개별 식당들은 그런 협상력이 없다. 그들은 식당에 손님이 없는 끼니 때가 아닌 시간에 배달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배달 회사가 요구하는 수수료를 거의 그대로 지불한다.

우버 이츠와 도어대시에 매 주문 금액에 대해 30%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휴스턴의 채식 레스토랑 버딘(Verdine)의 공동 소유주인 리처드 호반은 "출혈이 심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요 도시들이 폐쇄 조치를 취한 후 첫 주인 3월 셋째 주에 이 식당의 매출은 평소에 비해 65%나 감소했다. 그나마 손님은 거의 없었고 배달 주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호반은 종업원들의 급여와 배달 업체 수수료를 계산하고 나니 임대료와 기타 비용을 내지 못했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 평소에는 전체 매출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했다.

호반은 그나마 우버이츠보다 주문량이 적은 도어대시와의 거래를 끊고, 코로나 기간 중 식당 수수료를 면제해 주겠다고 제안한 지역의 잘 알려지지 않은 배달 앱 ‘훼이버 딜리버리’(Favor Delivery)를 홍보하기 위한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벌였다.  

호반은 앞으로도 계속 훼이버 딜리버리와 거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코로나 유행이 끝난 후에도 오래 동안 그들이 우리에 대해 취했던 방식을 기억할 것입니다.”

▲ 미국인들의 테이크 아웃 주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음식 배달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높은 배달 수수료는 항상 불만의 불씨가 되었다.     출처= Medium

시장조사기관 에디슨트렌드(Edison Trends)가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거래액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도시들에서 이동을 제한하고 집이 머물도록 명령하기 시작한 첫 주에, 미국 소비자들이 도어대시, 우버이츠, 그럽허브, 포스트메이츠 등 대형 음식배달업체를 통한 주문에 10% 더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초 미국에서 코로나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사람들이 주문이 늘어날 조짐이 보이자, 도어대시와 포스트메이츠는 플랫폼에 가입하는 신규 식당에게 첫 한달 동안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들은 기존 식당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면제해 주지 않았다. 도어대시와 우버이츠는 자사 플랫폼을 통한 주문이라도 고객이 식당에 직접 와서 픽업하는 경우는 수수료를 면제해 주었지만, 그런 고객들은 그 수가 매우 적었다.

도어대시와 우버이츠는 또 10만 개 이상의 독립 식당에 주문하는 고객들에게는 배달 수수료를 면제해 주겠다고 밝혔다. 포스트메이츠는 이미 몇몇 독립 식당으로부터의 주문에 대해 고객에게 무료 배달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당들은 그런 조치들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고객에 대한 수수료 면제와는 별도로 식당들은 여전히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텍사스 플라노에서 패스트 캐주얼 식당을 운영하는 제이슨 모건 사장은 "이 위기 기간 중에 배달업체들은 고객에 대한 수수료만 할인해 줄 게 아니라 식당에 부과하는 수수료도 줄여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건 사장은 “배달업체에 나가는 1주일 분의 수수료가 직원 1200시간의 임금과 맞먹는다”며 고객들에게 주문 플랫폼 대신 식당의 플랫폼에서 직접 주문할 것을 장려하는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럽허브는 지난 3월, 자사의 플랫폼에 있는 모든 독립 식당에 대한 수수료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식당 주인들은 그럽허브가 식당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납부를 연기시켜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뉴욕 시의회 소상공인 위원회 의장인 마크 고죠나즈 뉴욕 시의원은 "그럽의 발표는 분명히 잘못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제3자 배달 서비스에서 부과하는 수수료의 상한선을 10%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