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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진의 실전기업법무] 배민과 요기요 간 결합 심사, ‘코로나19’가 변수되나?

# 지난 1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위원장은 ‘제19회 공정거래의 날’을 맞이하여 코로나19 사태로 산업 차원에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조조정이나 시장 재편 움직임에 따른 기업결합 신청 건을 신속하게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조 위원장이 배민과 요기요, 즉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DH) 간의 결합 심사를 염두에 두고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최근 우아한형제들과 DH의 매출이 크게 늘어 이들 기업 간의 결합을 허용할 경우 독과점의 폐해가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기업이 인수 합병 등의 방법을 통해 자본적, 인적, 조직적 결합을 통해 기업의 활동을 단일한 관리체계 하에 둔다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때로는 도산상태에 이른 기업이 견실한 기업에 흡수되어 기업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그와 같은 경제력의 집중이 잠재적 경쟁자의 시장진입을 방해해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의 복리후생을 저해한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어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3천억원 이상인 회사 또는 그 특수관계인이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의 규모가 300억 원 이상에 해당하는 다른 회사에 기업결합을 하는 경우 등’에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12조 제1항). ‘5조원 대의 M&A’로 추정되는 우아한형제들과 DH 간의 인수합병 역시 이 같은 사례로 현재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기업결합심사에서 통상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은 ‘관련시장의 획정’이고, 우아한형제들과 DH 간의 인수합병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만약 ‘배달앱’시장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2018년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민이 55.7%, DH가 운영하는 요기요와 배달통이 각 33.5%와 10.8%로 결국 세 회사가 시장점유율 100%를 차지하는 완벽한 ‘독점’ 시장의 형태를 띄게 된다. 반면 ‘배달앱’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배달 시장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그나마 ‘독점’시장에 해당한다는 공정위의 판단을 피할 여지가 생기는데, 공정위가 과연 어떠한 잣대를 들이댈지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공정위는 기본적으로 ‘관련시장의 획정’과 관련해 ‘SSNIP test’라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SSNIP test’는 ‘작지만 의미 있고 비일시적인 가격인상(Small but Significant and Non-transitory Increase in Price)’라는 뜻으로 가령 A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가상의 독과점 기업이 1년간 5%의 가격 인상을 했을 때 소비자들이 이에 대응하여 B라는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면 A와 B는 ‘동일한 상품시장’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반면, 독과점 기업이 A라는 상품에 대한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가격 인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B라는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면 A와 B는 서로 다른 상품시장에 속하는 것이다.

이 같은 기준 하에서 공정위는 2012년 ㈜롯데쇼핑의 기업결합 제한 위반 사건(공정위 의결 제2012-80호)에서는 소위 ‘기업형 슈퍼마켓(SSM : Super Supermarket) 시장과 대형마트 시장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PB상품을 저가로 판매하며 소비자가 대형마트를 SSM의 대체 구매처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양자를 동일한 상품시장으로 획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2009년 이베이와 지마켓 기업결합 심사의 경우에는 공정위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픈마켓과 일반쇼핑몰이 동일시장이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두 시장이 별개의 시장이라는 논리로 3년간 판매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를 올릴 수 없다는 조건으로 기업 결합을 허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SSNIP test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상당부분 재량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 우아한형제들과 DH의 기업결합과 관련해서는 결국 공정위가 코로나19로 달라진 시장환경에 대해 어떠한 평가를 내리느냐가 관건인데, 만약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들 기업의 매출과 수익이 급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의 독과점 횡포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비등한다면 아무래도 공정위는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이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그런 의미에서 기업결합심사결과를 기다리는 우아한형제들과 DH에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20.04.04  17: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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